"친한 사람이니 괜찮겠지…" 차용증 없이 빌려준 돈, 정말 괜찮을까요?
"친한 사람이니 괜찮겠지…" 차용증 없이 빌려준 돈, 정말 괜찮을까요?
이자는 꼬박꼬박 들어오지만, "언제까지 갚겠다"는 말은 없었는데⋯
'변제 기한' 설정이 최우선⋯지금이라도 차용증 작성해야 유리

차용증 없이 회사 동료에게 대출까지 받아 빌려준 돈이 불안한 A씨는 불안한 마음에 변호사를 찾았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친한 직장 동료에게 큰돈을 빌려준 A씨. 사정이 급하다는 말에 대출까지 받아 돈을 건네줬다. 매일 회사서 만날 수 있는데, '별일 있겠나' 싶은 마음에 차용증은 따로 쓰지 않았다. 다행히 돈을 빌려 간 동료 B씨는 약속한 이자를 꼬박꼬박 보내고 있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할수록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는 A씨. 동료 B씨가 "돈을 빌려줘서 고맙다"고는 했지만, "언제까지 다 갚겠다"는 확답은 주지 않은 게 아무래도 마음에 걸린다. 채무와 관련해 대화 내역 등을 다 보관하고 있긴 하지만, 정식 차용증이 정말 없어도 되는 건지 고민이 든다.
지금이라도 안전하게 돈을 돌려받으려면, 미리 챙겨야 할 부분이 있을까? A씨가 변호사들을 찾았다.
사연을 접한 변호사들은 "정식으로 차용증을 작성해 변제 기한을 명확히 설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민사상 대여금 반환 청구 소송 등을 제기하기 위해서도 "그렇다"고 했다. 채권자가 대여금 반환을 정식으로 요구하려면, 채무자가 약속했던 시한을 넘겨서까지 채무 이행을 지체하고 있는 상태여야 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 또한 "A씨(채권자)가 B씨(채무자)를 상대로 민형사상 절차를 진행하려면, B씨가 정해진 변제 기한을 넘기고도 채무 이행을 하지 않는 상황이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김 변호사는 "이자를 변제하고 있다고 해서 상대방이 채무 원금을 갚는다는 보장이 없다"며 "지금이라도 차용증을 작성하고, 변제 기한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종합법무법인의 류제형 변호사는 "이번 사례처럼 변제 기일을 따로 정해두지 않은 채무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이행 청구를 했을 때부터 지체 책임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채권자가 "언제까지 돈을 갚으라"고 명시적으로 말한 이후부터, 채무자에 대한 '반환 시점'이 계산되기 시작한다는 이야기다.
이어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지금이라도 차용증을 쓰고 빌려준 금액과 상환 일자를 명확히 정해야 한다"고 했고, 법무법인 백일의 이용수 변호사 역시 "현재로선 A씨가 최우선으로 해야 할 일은 변제 기한을 설정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변호사들은 "A씨(채권자)가 보관 중인 B씨(채무자)와의 대화 내역이나 대출기록 등으로도 금전 대여 사실을 입증할 수는 있다"면서도 "그런데도 정식으로 차용증을 작성하면 더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용수 변호사는 "A씨가 B씨와 나눈 메시지나 월 이자 납부 사실로도 돈을 빌려간 사실을 입증할 수는 있다"면서도 "차용증처럼 계약 당사자 간 의사가 명확히 담긴 처분문서(處分文書)가 있다면 훨씬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차용증이 있으면 각종 입증 책임이 줄어드는 만큼 고소나 합의, 재판 등 각종 법적 절차에 드는 기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게 이 변호사의 설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