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 중 들은 욕설 '씨발' 한마디…법의 심판대에 오를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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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 중 들은 욕설 '씨발' 한마디…법의 심판대에 오를 수 있나?

2025. 10. 21 12:4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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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로 변경 시비 후 트라우마 호소하는 버스기사…전화기 너머 지인이 들었다면 '공연성' 인정될까? 변호사들의 엇갈린 시선과 현실적인 위자료 액수까지 짚어봤다.

운전중 다른 차량의 운전자와 시비가 일어 '씨발'이라는 욕설을 들은 버스기사 A씨는 상대방을 모욕죄로 고소하고 싶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시내버스를 운행하던 A씨의 하루는 한순간에 악몽이 됐다. 차로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다른 운전자와 시비가 붙었고, 상대는 A씨를 향해 "씨발"이라는 거친 욕설을 내뱉고 사라졌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그 욕설은 A씨의 가슴에 깊은 상처로 남았다. 그날 이후 A씨는 비슷한 영업용 차량만 봐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사건이 발생한 지역을 지날 때마다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


A씨의 억울함이 더 큰 이유는 당시 전화 통화 중이던 두 지인이 이 모든 상황과 욕설을 생생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운전대가 두렵습니다"


매일 시민의 발이 되어 운전대를 잡아야 하는 A씨에게 이번 사건은 단순한 해프닝이 아니었다. 직업적 자존감에 상처를 입은 것은 물론, 심리적 불안감으로 일상까지 흔들리고 있다.


그는 법에 호소해 자신의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고 싶어 한다. A씨의 질문은 간단하다. "이 경우, 상대방을 모욕죄로 고소할 수 있나요? 보상을 받는다면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법률 전문가들은 신중하면서도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씨발' 한 마디, 법의 심판대에 오를 수 있나?


핵심 쟁점은 상대방의 욕설이 형법상 '모욕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모욕죄(형법 제311조)가 성립하려면 '공연성'과 '모욕적 표현'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공연성'이란 불특정 다수가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모욕적 표현'은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경멸적인 감정 표현을 의미한다. 법조계에서는 '씨발'이라는 단어가 모욕적 표현에 해당한다는 점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다.


문제는 '공연성'이다. 운전자 둘만 있는 차 안에서 벌어진 일이라면 공연성이 인정되기 어렵지만, A씨의 사례는 다르다.


전화기 너머 두 귀, '공연성'의 증인 될까


A씨의 지인 두 명이 전화기를 통해 욕설을 들었다는 사실이 사건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열쇠다. 오지영 변호사(법무법인 명륜)는 "제3자인 지인들이 해당 욕설을 들었다면 공연성 요건도 충족될 수 있다"며 고소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김일권 변호사 역시 "두 명의 지인이 욕설을 들었기 때문에 모욕죄로 고소하여 처벌할 수 있다"고 단언했다. 판례는 전파될 가능성, 즉 '전파가능성 이론'을 통해 공연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추세다. 단 한 사람에게 말했더라도 그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하물며 두 명의 지인이 직접 들었기에 A씨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는다.


다만 이진훈 변호사(법무법인 쉴드)는 "일회성 욕설의 경우 법원에서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정도로 판단하거나, 교통 상황에서의 일시적 감정 표출로 볼 여지가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마음의 상처, 돈으로 보상받는다면 얼마일까?


모욕죄가 인정되면 가해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형사 처벌과 별개로 A씨는 정신적 피해에 대한 민사상 손해배상, 즉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변호사들이 제시한 위자료 액수는 통상 30만 원에서 200만 원 사이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는 "정신적 피해의 정도, 사건의 경위 등을 고려해 보통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 수준이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아파트 주차 문제로 시비가 붙어 욕설을 한 사안에서 법원이 30만 원의 위자료를 인정한 판례도 있다. 만약 A씨가 이번 사건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트라우마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의료 기록을 확보한다면 위자료 액수는 더 높아질 수 있다.


고소 결심했다면 '6개월'을 기억하라


A씨가 고소를 결심했다면 서둘러야 한다. 모욕죄는 피해자가 직접 고소해야만 수사가 시작되는 '친고죄'이며, 범인을 알게 된 날로부터 6개월 이내에 고소해야 효력이 있다. 고소장에는 사건 경위를 상세히 적고, 욕설을 들은 지인들의 진술서나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을 증거로 제출하는 것이 좋다.


한 법률 전문가는 "운전 중 욕설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지만, 이를 인격 살인으로 여기고 법적 대응에 나서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번 사건은 감정 노동에 시달리는 많은 서비스직 종사자들에게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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