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에게 불륜 폭로, 명예훼손 될까? 변호사들 의견은 '분분'
배우자에게 불륜 폭로, 명예훼손 될까? 변호사들 의견은 '분분'
'공연성'과 '전파가능성'을 둘러싼 법적 쟁점 분석

타인의 불륜 사실을 배우자에게 알리는 행위는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수 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남편의 불륜, 아내에게 알려도 될까? '참교육' 하려다 '명예훼손' 철퇴 맞을 수도
타인의 불륜 사실을 그 배우자에게 SNS 메시지로 알리는 행위, 과연 정의 구현일까 아니면 범죄일까. 법률 전문가들은 특정인 1명에게만 알렸더라도 처벌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한다.
"배우자 1인에게만 알려도 처벌?"...엇갈린 변호사들
핵심 쟁점은 명예훼손죄의 성립 요건인 '공연성(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이다. 제3자가 불륜 사실을 당사자의 배우자 단 한 명에게만 알렸을 때, 이를 공연성이 있다고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처벌이 어렵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법무법인 대환의 김상훈 변호사는 "불특정 또는 다수에 대한 전파가능성 없는 특정 1인에 대한 유포이므로 공연성 미충족"이라며 처벌이 불가하다고 잘라 말했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 역시 "배우자에게 언급한 부분은 전파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어 명예훼손죄나 모욕죄가 성립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가족이나 직계 상관 등 특별한 관계에 있는 제3자에게 언급한 경우 법원은 전파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신광의 정복연 변호사도 비슷한 맥락에서 "배우자는 말을 타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법원은 판단하고 있다"며 "따라서 처벌이 어렵다"고 분석했다.
"'전파 가능성' 있다면 얘기 달라"...달라지는 판례 흐름
하지만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단 한 사람에게 말했더라도, 그 사람이 다른 이들에게 말을 퍼뜨릴 가능성, 즉 '전파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간접적이거나 애매한 표현을 사용하더라도, 그것이 특정인의 불륜 사실을 암시하거나 특정할 수 있는 정도라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법원이 표현의 직접성보다 '피해자의 사회적 평가 저하 여부'를 더 중요하게 본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변호사는 "사회관계망을 통해 개인을 특정하여 메시지를 전달하는 행위는 상대방을 찾아 나서서 알린 것으로 볼 수 있어, 단순한 사실 전달을 넘어선 악의성이 인정될 수 있다"며 처벌 가능성을 높게 봤다.
실제 판례도 이런 흐름을 뒷받침한다. 법원은 개별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사실을 알렸더라도, 그 말을 들은 사람이 불특정 다수에게 사실을 전파할 가능성이 있다면 공연성을 인정하고 있다(인천지방법원 2022노2414 판결).
"정의 구현하려다 '전과자' 될라"...형사 넘어 민사 책임까지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불륜 사실 폭로는 형사 처벌을 넘어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질 수 있다. 불륜 행위 자체는 민법상 불법행위이지만, 그 사실을 폭로해 정신적 고통을 준 행위 역시 별개의 불법행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SNS를 통해 폭로했다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가 적용돼 일반 형법보다 무거운 처벌(사실 적시 3년 이하 징역, 허위사실 적시 7년 이하 징역)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상대방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수집해 배우자에게 넘겼다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소지도 있다.
결론적으로, 타인의 불륜 사실을 배우자에게 알리는 행위는 '정의 구현'이라는 의도와 달리 명예훼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복합적인 법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한순간의 폭로가 형사 처벌과 민사상 손해배상이라는 무거운 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는 만큼, 섣부른 행동에 앞서 법률 전문가와 상담하는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