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함' 세 글자에 1000만원 잃을 위기, 나홀로 소송의 눈물
'영수함' 세 글자에 1000만원 잃을 위기, 나홀로 소송의 눈물
7년간 보낸 내용증명도 소용없었다…1심 패소 후 법조계 '뒤집을 수 있다'

애초에 받지도 못한 보증금 1,000만 원을 반환하라고 임차인이 제기한 소송 1심에서 임대인이 패소했다. / AI 생성 이미지
7년간 꼬박꼬박 내용증명을 보내며 받지 못한 보증금 1000만 원을 호소했지만, 법원은 계약서의 '영수함' 세 글자를 근거로 임대인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
변호사 없이 '당연히 이길 것'이라 믿었던 '나 홀로 소송'의 뼈아픈 결과다.
법률 전문가들은 '증거가 명확해 항소심에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는 사안'이라며 1심 패소 원인으로 법리적 열세가 아닌 '변호사 미선임'을 지목했다.
'영수함'의 덫…믿었던 계약서에 발등 찍힌 7년
사건은 약 7년 전, 임대인 A씨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통해 한 빌라의 임대차 계약을 맺으며 시작됐다. 계약서에는 "450만 원을 영수함"이라는 문구와 함께, 그 아래 특약으로 "한 달 후 입주 시 1,000만 원을 지급한다"는 조항이 명시됐다.
하지만 임차인은 약속된 1,000만 원을 끝내 지급하지 않은 채 입주했다. 그로부터 A씨의 7년간의 싸움이 시작됐다. 재계약 시기마다 LH 측에 "지급되지 않은 1,000만 원을 받아달라"며 내용증명을 보냈지만, 뚜렷한 해결 없이 시간만 흘렀다.
그런데 최근에 오히려 임차인 측이 소송을 제기했다. 임차인은 계약서의 "영수함"이라는 글자가 특약의 1,000만 원까지 포함하는 것이라며 이미 돈을 줬다고 주장했다.
A씨는 '당연히 이길 것'이라 생각하고 변호사 없이 홀로 소송에 임했지만, 1심 법원은 임차인의 손을 들어줬다.
법조계 "패소 원인은 '나 홀로 소송', 증거는 차고 넘쳐"
억울한 1심 패소 후 항소를 준비 중인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뒤집을 수 있는 사안'이라고 진단했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1심 패소의 원인이 법리적 열세가 아닌 '변호사 미선임으로 인한 주장 및 증거 정리의 미흡'에 있다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파운더스의 이주헌 변호사는 "계약서 구조상 '450만 원을 영수함' 문구는 그 아래 별도 특약으로 기재된 1,000만 원 조항과 분리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문언에 충실한 해석입니다"라며 "7년간 반복된 내용증명은 임차인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유력한 자료입니다"라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평정의 이시완 변호사 역시 "7년간 반복적으로 발송하신 내용증명은 의뢰인님 스스로 1,000만 원을 받지 못했음을 일관되게 주장해 왔다는 직접적인 증거이며, 이는 임차인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유력한 자료입니다"라고 강조했다.
'마지막 기회' 항소심, 전략적 접근이 승패 가른다
전문가들은 항소심이 사실관계를 다툴 마지막 기회인 만큼, 철저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대법원 상고심은 법률심이므로 사실상 항소심이 재판부 판단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단계입니다"라며 항소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변호사들은 공통적으로 ▲즉시 변호사를 선임해 법적 대응 능력의 균형을 맞출 것 ▲1심 판결문을 확보해 법원이 어떤 논리로 패소를 판단했는지 분석할 것 ▲내용증명 원본, LH와의 교신 내역 등 모든 증거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제출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는 "LH가 계약 당사자인 구조라면 청구 상대방을 잘못 특정했는지 여부가 치명적일 수 있어, 계약 당사자 및 특약의 채무부담 주체를 먼저 확정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라고 지적하며,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복잡한 쟁점이 있음을 시사했다.
결국 7년간의 외로운 싸움이 정당한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1심의 논리를 깨는 정교한 항소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