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며 넘겨받은 아파트, 날벼락 같은 '빚 덤터기' 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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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하며 넘겨받은 아파트, 날벼락 같은 '빚 덤터기' 소송

2026. 01. 08 12:2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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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연장과 양육비 명목이었을 뿐인데…'사해행위'로 몰린 사연

이혼 시 양육비로 남편의 아파트 지분을 받은 A씨가 남편 채권자에게 사해행위취소소송을 당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협의이혼을 진행하며 양육비 대신 아파트 지분을 넘겨받았을 뿐인데, 하루아침에 배우자의 빚을 갚으라며 소송을 당했다.


대출 연장을 위해 명의를 이전한 것이 채권자의 빚을 회피하기 위한 '재산 빼돌리기'로 몰린 황당한 상황. 법조계는 증여의 목적이 정당한 재산분할이었고, 배우자의 빚을 몰랐다는 '선의'를 객관적 증거로 입증하는 것이 소송의 명운을 가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출 갈아타려 명의 바꿨을 뿐인데…"


사건의 발단은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였다. A씨는 배우자와 공동명의인 아파트의 대출 상환을 위해 자신을 채무자로 한 대환대출을 알아봤지만, 배우자의 낮은 신용점수가 발목을 잡았다.


그러던 중 H금융사로부터 '아파트 명의를 A씨 단독으로 변경하면 대출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았다. 마침 A씨 부부는 협의이혼 절차를 밟고 있었고, 이혼상담위원으로부터 "아이들을 양육할 사람 앞으로 아파트를 이전하고, 이를 양육비 지급에 갈음하면 된다"는 조언까지 들은 터였다.


A씨는 대출 문제와 양육비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지분 이전 등기를 신청했다. 하지만 인터넷등기소에서 등기 접수 내역을 확인하던 A씨는 눈을 의심했다. 자신의 지분이전등기 접수와 거의 동시에 배우자의 채권자가 신청한 강제경매등기가 접수된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그때서야 배우자에게 개인 채무가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 다행히 A씨의 지분이전등기가 약간 더 빨라 경매 신청은 기각됐지만, 안도는 잠시였다. 채권자는 A씨를 상대로 "빚을 갚지 않으려 재산을 빼돌렸다"며 아파트 지분 증여를 취소하라는 '사해행위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정당한 재산분할' vs '고의적 재산 빼돌리기'


이번 소송의 핵심 쟁점은 A씨가 받은 아파트 지분의 성격이다. 채권자는 배우자가 빚이 많은 채무초과 상태에서 유일한 재산을 무상으로 넘겼으므로 명백한 사해행위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법원은 이혼 시 재산분할에 대해서는 다른 잣대를 적용한다. 판례에 따르면, 이혼 시의 재산분할이 민법 규정 취지에 따른 상당한 정도를 벗어나는 과대한 것이 아니라면 사해행위로 보지 않는다. A씨의 경우 협의이혼 과정에서 양육비 명목으로 지분을 이전받았다는 점에서 정당한 재산분할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


법무법인 베테랑 김재헌 변호사는 "지분 증여는 이혼 절차에서 정당한 재산분할 및 양육비 지급의 형태로 이루어진 것임을 증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뒷받침할 상담기록이나 관련 자료를 확보해 증여의 목적이 선의적이었음을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천지 이지혜 변호사 역시 "채권자를 해하려는 행위로 한 것이 아니라 '단지 이혼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게 된 것'이라는 점을 강력하게 주장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몰랐다"는 주장, 판사 앞에서 통할까…'악의 추정'의 덫


A씨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은 바로 '자신은 몰랐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다. 민법상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는 돈을 받아야 할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해, 재산을 넘겨받은 사람(수익자)이 채권자를 해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악의'를 먼저 추정한다.


즉, A씨가 스스로 '나는 배우자의 빚을 몰랐다(선의)'는 점을 객관적인 증거로 증명해야만 책임을 피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명중 윤형진 변호사는 이와 관련해 "그리고 이익을 받은 자(질문자)의 악의(일종의 고의성)도 추정되어 질문자가 선의(고의가 없다는 점)를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부부라는 특수관계는 A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법률사무소 HY 황미옥 변호사는 "채무자와 수익자가 혼인생활을 하였던 부부 관계였고 특히 재산분할에 관한 논의를 진행 중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채무자의 채무초과상태를 이미 알고 있었을 것이라 추정된다"며 입증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승소의 열쇠,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라


결국 A씨가 억울함을 풀기 위해서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증거를 얼마나 탄탄하게 준비하느냐에 소송의 성패가 달렸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한목소리로 '증거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더든든 추은혜 변호사는 승소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보면서도, 승소 근거로 ▲대출 상환을 위한 정당한 증여 목적 ▲이혼 절차상 재산분할의 성격 ▲채권자의 권리를 해할 의도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를 위해 변호사들이 공통으로 제시하는 증거자료는 명확하다. H금융사의 대출 조건 관련 서류, 이혼상담 기록이나 상담위원의 증언, 대환대출 신청 및 상담 일자를 증명할 자료 등이다.


법무법인 심 심규덕 변호사는 법원에 제출할 답변서를 통해 증여의 정당성과 피고의 선의를 입증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대출 관련 자료와 이혼상담 기록 등 객관적 증거를 충실히 준비할 것을 권했다.


예상치 못한 소송에 휘말린 A씨가 법정에서 웃기 위해서는, '몰랐다'는 주장과 함께 '정당한 목적'이 있었음을 증명할 차가운 '객관적 증거'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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