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내용증명, '7일 내 회신' 안 하면 정말 큰일날까?
변호사 내용증명, '7일 내 회신' 안 하면 정말 큰일날까?
프리랜서 계약 종료 후 날아온 경업금지 위반 통보…법률 전문가 11인의 공통된 조언은?

내용증명을 받았을 때 무대응은 '묵시적 인정' 오해를, 섣부른 반박은 불리한 증거를 줄 수 있다. '주장에 동의하지 않으며 검토 후 회신하겠다'는 유보적 답변으로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안전하다. / AI 생성 이미지
"경업금지 위반, 7일 내 회신하라" 변호사 명의로 날아온 내용증명에 눈앞이 캄캄해진다. 섣부른 답변은 훗날 '독'이 될 수 있고, 무시하자니 '묵시적 인정'이라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까 두렵다.
패닉에 빠진 당신에게 법률 전문가들이 전하는 '골든타임' 초기 대응법. 이것만은 절대 하지 말고, 이것만은 꼭 기억해야 한다.
"7일 내 회신하라"...법적 효력 없는 '심리적 압박'
프리랜서로 교육 및 레슨 업무를 수행하다가 계약을 종료한 A씨. 얼마 뒤 A씨는 이전 계약 상대방의 변호사로부터 한 통의 내용증명을 받았다. 경업금지 위반, 업무수행 불이행 등을 주장하며 위약금과 손해배상을 요구하며, '7일 이내 회신'을 요구하는 내용이었다.
A씨는 "계약서와 사실관계를 검토할 시간도 부족한데, 7일 안에 답을 안 하면 큰일이 나는 건가?"라며 불안에 떨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상대방이 임의로 정한 7일이라는 회신 기한은 법적 효력이 없다고 잘라 말한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상대방 변호사가 내용증명상에 임의로 적어 둔 7일 이내라는 회신 기한은 법적 효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 역시 "이는 상대방이 독촉이나 향후 소송 제기를 위한 명분 쌓기용으로 임의 설정한 기간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내용증명은 우체국을 통해 특정 문서를 보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것일 뿐, 그 내용이 법적 강제력을 갖는 판결문은 아니라는 의미다.
'무대응'은 금물, '섣부른 반박'은 독약
기한에 법적 효력이 없다고 해서 내용증명을 마냥 무시하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한대섭 변호사는 "내용증명을 무시하고 답변하지 않으면 훗날 소송 등 분쟁이 발생했을 때 상대방의 주장을 묵시적으로 인정했다는 불필요한 오해를 살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렇다고 해서 섣불리 상세한 답변을 하는 것은 더 위험할 수 있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는 "지금 단계에서 '전부 상세 반박'보다 '불필요한 인정 없이 수령·부동의·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남기는 간략 회신'이 오히려 안전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실관계 검토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구체적인 답변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상대방에게 유리한 빌미를 제공하거나 불리한 사실을 인정하는 '자인(自認)'의 늪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동의 못 해, 검토 중"…황금의 '유보적 회신' 전략
그렇다면 최적의 대응은 무엇일까? 법률 전문가들은 "내용은 확인하였으나 주장에 동의하기 어렵고, 관련 사실관계 및 계약관계를 검토 중이며 필요시 추가 입장을 전달하겠다"는 취지의 '유보적 회신'을 보내는 것이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는 "구상하신 간략한 회신은 초기 대응으로 매우 적절하다"고 평가했으며, 법률사무소 평정 이시완 변호사 역시 "구상하신 간략한 유보 회신은 현 단계에서 가장 적절한 대응"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략은 상대방의 주장을 묵시적으로 인정하지 않았음을 명확히 하면서도, 계약서와 사실관계를 꼼꼼히 따져볼 시간을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낳는다.
이때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의 서아람 변호사는 "회신 과정에서 '퇴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 '경업행위를 했다', '손해가 발생한 것은 인정한다'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상대 주장을 인정하는 듯한 표현은 절대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