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 대표 성추행, 활동 거부 가수에게 "위약금" 압박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소속사 대표 성추행, 활동 거부 가수에게 "위약금" 압박

2026. 02. 02 10:0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대표가 두려워 활동 못해" 호소에…돌아온 2차 가해 논란

소속사 대표에게 성추행당한 가수가 활동 중단을 선언하자 소속사가 위약금을 거론하며 압박에 나섰다. / AI 생성 이미지

소속사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한 여성 가수가 심리적 고통으로 활동 중단을 선언하자, 소속사가 위약금을 거론하며 압박에 나섰다.


법조계는 이를 두고 "계약의 근간인 신뢰를 파괴한 중대한 사안"이라며 위약금 청구는 부당하고, 오히려 소속사의 압박이 '2차 가해'가 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대표가 두려운데…" 활동 거부에 돌아온 '위약금' 압박


소속사 대표 중 한 명에게 성추행 피해를 입고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가수 A씨. 그녀는 극심한 정신적 고통 속에서 또 다른 벽에 부딪혔다. A씨는 "사건 이후 심리적 불안이 심각한 상태"이며, "대표에게 직접 연락하는 것이 두려워 직원을 통해서만 일정 불참 의사를 전달했습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소속사는 해외 일정을 강행할 것을 요구하며, 계약 위반을 명분으로 '위약금·손해배상 가능성'을 내세워 A씨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해자와 한 공간에 있어야 할지 모른다는 공포에 떠는 피해자에게, 소속사는 계약 조항을 들이밀며 책임을 전가하려 한 것이다.


법조계 "명백한 신뢰 파괴…위약금 청구는 부당"


법률 전문가들은 소속사의 위약금 주장이 법정에서 인정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입을 모았다. 대표의 성범죄는 계약의 기초가 되는 신뢰를 근본적으로 파괴한 행위이기 때문이다.


대한중앙의 하영우 변호사는 "대표의 성추행은 계약관계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중대한 귀책사유에 해당하므로, 이를 이유로 해외 일정 불참 및 계약 해지를 통보하더라도 소속사가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법적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입니다"라고 단언했다.


서아람 변호사 역시 "안전한 근무 환경이 보장되지 않는 상태에서 일정 수행을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2차 가해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오히려 성추행 사실과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가 인정될 경우 위약금 청구 자체가 권리 남용으로 판단될 여지도 있습니다"라고 덧붙여, 소속사의 청구가 법적으로 기각될 수 있는 중요한 전제 조건을 명확히 했다.


"원칙은 책임" vs "역으로 손해배상 가능"…복잡한 법리 다툼


물론 법적 다툼이 간단치만은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법률사무소 HY 황미옥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근로관계와 강제추행 피해로 인한 손해배상의 관계를 구별하여 판단함이 타당해 보입니다"라며, "미리 정해진 해외 일정에 참석하지 않는다면 근로계약 불이행으로 인한 근로자로서의 책임을 부담하여야 할 것입니다"라고 원론적인 해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황 변호사는 동시에 "다만 소속직원은 추행 피해로 인하여 입은 정신상 고통뿐만 아니라, 일을 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발생한 급여 손해( 통상 휴업손해라 지칭) 를 회사 측에 요청할 수 있고, 근로계약을 이행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파생된 손해 역시 회사 측에 청구할 수 있게 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는 피해자가 오히려 소속사를 상대로 정신적 고통과 일하지 못한 손해까지 배상받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분쟁 대비 최선책은 '기록'…"이것만은 반드시 챙기세요"


향후 이어질지 모를 법적 분쟁에서 피해자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철저한 증거 확보'와 '공식적인 의사 표현'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법률사무소 조율의 조가연 변호사는 "▲성추행 피해 사실과 그로 인한 일정 불참 사유를 서면(내용증명 등)으로 명확히 남길 것, ▲의료기관 진료 기록 등 정신적 피해 자료를 확보할 것, ▲회사 측의 압박성 연락은 가급적 기록으로 보존하고 직접 접촉은 피할 것을 권합니다"라고 구체적인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경제적 어려움으로 법률 대응을 망설이는 상황에 대한 조언도 나왔다. 반포 법률사무소의 이재현 변호사는 "경제적 여력이 부족한 경우에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성폭력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 해바라기센터 연계 지원을 통해 무료 또는 공공 법률 지원을 받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라고 안내하며, 혼자서 모든 짐을 짊어지지 말 것을 당부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