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임 폭언에 밤새 뒤척인 A일병…'참교육' 위한 형사고소 A to Z
선임 폭언에 밤새 뒤척인 A일병…'참교육' 위한 형사고소 A to Z
상대방 신분·범죄 따라 관할 갈려…성범죄는 무조건 민간 경찰로

선임의 계속되는 폭언과 모욕에 시달리던 A일병은 마침내 법적 대응을 결심했다.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선임의 계속되는 폭언에 법적 대응을 결심한 군인을 위해 형사고소 절차를 완벽히 정리했다.
선임의 계속되는 폭언과 모욕에 시달리던 A일병. 마침내 법적 대응을 결심했지만, 막상 고소장을 쓰려니 눈앞이 캄캄하다. 군인 신분으로 누구를, 어디에, 어떻게 고소해야 할까?
생애 첫 법적 다툼을 앞둔 장병들의 막막함을 풀어주기 위해 법률 전문가들과 함께 완벽 가이드를 마련했다.
‘누구를’ 고소하나?…수사기관 가르는 첫 갈림길
가장 먼저 따져봐야 할 것은 고소하려는 상대방, 즉 ‘피고소인(고소를 당한 사람)’의 신분이다. 누구를 고소하느냐에 따라 첫 단추를 끼워야 할 수사기관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한별의 김전수 변호사는 "민간인을 상대로 한 고소는 민간 경찰서에서, 군인을 상대로 한 고소는 군사경찰에서 처리하게 된다"고 명확히 설명했다.
이는 재판을 어디서 받을지와 직결되는 '재판 관할권' 문제와 연결된다. 대법원은 과거 "군인 신분인 피고인에 대해 일반 법원이 재판권을 행사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시한 바 있어(대법원 90오1 판결), 첫 관할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성범죄는 예외…‘군사법원법 개정’이 만든 결정적 변화
하지만 여기서 절대 놓쳐서는 안 될 결정적 예외가 있다. 바로 ‘성범죄’ 사건이다.
법률사무소 가호의 이진채 변호사는 "만약 상대방이 군인이라도 성범죄의 경우 인근 민간 경찰에 고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2022년 7월부터 군대 내 성범죄 사건의 수사와 재판을 처음부터 민간 사법기관이 맡도록 군사법원법이 개정된 데 따른 결정적 변화다.
법무법인 새여울의 박승배 변호사 역시 "성범죄의 경우 피고소인이 군인이라도 민간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해야 한다"고 재차 확인했다. 따라서 군인이 다른 군인에게 성범죄 피해를 봤더라도, 군사경찰이 아닌 일반 경찰서의 문을 두드려야 한다.
고소장, 어떻게 쓰나?…온라인 접수 ‘꿀팁’까지
고소장 형식에 대한 고민도 클 수밖에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정해진 양식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변호사들은 "수기나 컴퓨터 작성 모두 가능하지만, 내용을 명확히 전달하기 위해 컴퓨터로 작성해 출력하는 것이 편리하다"고 조언했다.
고소장에는 ▲고소인(본인)과 피고소인(상대방)의 인적사항 ▲피고소인을 처벌해달라는 '고소취지' ▲언제, 어디서, 어떻게 피해를 봤는지 6하 원칙에 따라 서술하는 '범죄 사실' ▲이를 뒷받침할 '증거 자료' 목록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
직접 방문이 어렵다면 우편 접수도 가능하다. 법무법인 쉴드의 이진훈 변호사는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이나 검찰청 '형사사법포털(KICS)'을 통해 온라인으로도 고소장을 제출할 수 있다"며 비대면 접수 방법을 안내했다.
어느 경찰서로 가야 할까?…가까운 곳에 내도 괜찮은 이유
그렇다면 어느 경찰서로 가야 할까? 형사소송법상 '토지관할'은 범죄가 발생한 곳, 상대방의 주소지, 또는 고소인의 주소지를 기준으로 한다. 법무법인 에스엘 이성준 변호사의 설명처럼 "피고소인의 주소지, 범죄지, 고소인의 주소지 관할 경찰서" 중 가장 편리한 곳을 선택하면 된다.
혹시 관할이 다른 경찰서에 접수했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올인 법률사무소의 허동진 변호사는 "본인 거주지 경찰서에 고소하면, 경찰이 조사 후 사건을 처리할 권한이 있는 관할 경찰서로 이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사가 다소 지연될 순 있지만 고소 자체가 무효가 되진 않으니, 일단 가까운 곳에서 법적 절차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망설이지 마세요…정의를 향한 첫걸음, 이것만 기억하자
제복 입은 수호자 역시 법 앞에서는 보호받아야 할 국민이다. 억울함에 홀로 밤을 지새우기보다, 작은 용기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생애 첫 고소, 이것만은 꼭 기억하자.
첫째, 고소 상대가 군인이면 군사경찰, 민간인이면 일반 경찰이 원칙이다.
둘째, 단, 성범죄는 상대가 군인이라도 무조건 민간 경찰에 고소해야 한다.
셋째, 관할이 헷갈린다면 일단 가까운 경찰서에 접수해도 사건은 처리된다.
망설임 속에서 놓친 정의는 돌아오지 않는다. 당신의 용기 있는 첫걸음이 부대 내 부조리를 끊어내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