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츄얼 방송인에 욕설, 1년 뒤 경찰 연락…모욕죄 '고소기간'과 '특정성'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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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츄얼 방송인에 욕설, 1년 뒤 경찰 연락…모욕죄 '고소기간'과 '특정성' 쟁점

2025. 10. 11 11:18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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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방송 채팅에 욕설 썼다가 1년 만에 경찰서 오라니

'사이버 모욕죄'의 두 얼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작년 8월 게임 방송에서 버츄얼 스트리머에게 욕설 세 번, 1년 만에 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사건의 주인공 A씨는 당시 고의로 실력을 낮춰 하위 등급 대회에 참가했다는 의혹을 받는 버츄얼 스트리머(가상 캐릭터 방송인)를 향해 채팅창에 ‘씨발련아’ 같은 욕설을 세 차례 남겼다.


그리고 1년이 훌쩍 흐른 최근, 경찰로부터 모욕 혐의로 고소됐으니 조사에 출석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A씨는 “모욕죄는 6개월 안에 고소해야 하는 친고죄로 아는데 1년이 지났고, 얼굴 없는 캐릭터라 누군지도 몰랐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사건의 핵심 쟁점은 ‘고소 기간’과 ‘피해자 특정성’ 두 가지로 압축된다.


1년 지났는데 처벌?…‘고소기간 6개월’의 함정

A씨의 기대와 달리 법률 전문가들은 처벌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핵심은 형사소송법상 고소기간 6개월이 시작되는 시점, 즉 ‘범인을 알게 된 날’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다. 경찰이 1년 만에 연락한 것은 고소장 접수 후 A씨의 신원을 특정하기 위해 게임사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시간이 걸렸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고소 자체는 사건 발생 6개월 이내에 이뤄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학재 변호사(에스앤유법률사무소)는 한발 더 나아가 “‘범인을 알게 된 날’이란 가해자의 아이디(ID)가 아닌, 이름 등 신원을 특정한 날을 의미한다”며 “피해자가 ‘아이디만 알았을 뿐 누구인지는 몰랐다’고 진술하면, 경찰이 A씨 신원을 확인해준 시점부터 6개월이 기산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A씨가 경찰 조사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사실은 ‘피해자가 실제 고소장을 접수한 날짜’다.


‘얼굴 없는 아바타’는 사람 아닌가?…‘특정성’의 벽

A씨가 내세운 또 다른 방패는 ‘피해자 특정성’이다.


신상이 공개되지 않은 가상 캐릭터에 대한 욕설이 실제 사람에 대한 모욕으로 인정될 수 있냐는 주장이다.


이 역시 A씨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법원은 판례를 통해 “주변 정황상 그 발언의 대상이 누구인지를 알아차릴 수 있다면 특정성을 인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박성욱 변호사(법무법인 선)는 “실무에서 특정성이 부정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고 잘라 말했고, 김학재 변호사 역시 “방송인의 지인들은 버츄얼 캐릭터가 누구를 지칭하는지 명확히 안다”며 “‘내 친구가 욕먹네’라고 인식할 수 있는 제3자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특정성은 충분히 성립한다”고 덧붙였다.


‘무혐의’냐 ‘선처’냐…A씨의 현실적 선택은

전문가들의 조언을 종합하면, A씨의 전략은 둘로 나뉜다.


고소 기간이 지났거나 특정성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무혐의’를 다투거나,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하는 것이다.


채팅 기록이라는 명백한 증거가 있는 만큼, 일부 변호사들은 “‘자백 후 선처’를 받아 기소유예(검사가 재판에 넘기지 않고 한번 기회를 주는 처분)를 노리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조언한다.


반면, 고소 기간과 특정성 쟁점을 적극적으로 다퉈 무혐의나 공소권없음 처분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결국 A씨의 운명은 경찰 조사에서 확인될 ‘고소장 접수일’이라는 단 하나의 사실에 좌우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사건은 가상 공간의 익명성에 기댄 무심한 악플이 언제든 현실의 법적 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경고를 다시 한번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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