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바뀐 건물주 "재건축 예정, 나가라" 요구, 변호사들 "안 나가도 된다" 말하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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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바뀐 건물주 "재건축 예정, 나가라" 요구, 변호사들 "안 나가도 된다" 말하는 까닭

2023. 02. 21 09:3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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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임대차 계약 당시 재건축 계획 사전 고지했어야

이 경우 아니라면, 계약 갱신 요구 가능

건물주가 계속 나가라고 하면? 권리금 등 포함한 손해배상 청구 가능

인테리어를 하고, 설비를 들여놓는데 적지 않은 돈이 들었는데 느닷없이 건물주가 바뀐 뒤 "나가라"는 통보를 받아 당황스럽다. /셔터스톡

스크린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A씨 얼마 전 새로 바뀐 건물주에게 "이번 계약 만료 시점에 나가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이유는 건물 재건축이었다. 스크린골프장을 운영한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상황. 인테리어를 하고, 설비를 들여놓는데 적지 않은 돈이 들었는데 느닷없이 건물주가 바뀐 뒤 이런 통보를 받아 당황스럽다. 거기다 건물주는 권리금 등은 하나도 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면 좋을지 A씨가 변호사를 찾았다.


"건물주 요구 따를 필요 없다" 말하는 이유

A씨 사안을 살펴본 변호사들은 건물주의 요구를 그대로 따를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상가임대차법)에 따라서다.


일단, 상가임대차법에 따라 임차인(세입자)은 10년의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때 건물주는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임차인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게 법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그 정당한 사유 또한 법으로 명시해놨다.


상가임대차법 제10조(계약갱신 요구 등)

① 임대인은 임차인이 임대차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사이에 계약갱신을 요구할 경우 정당한 사유 없이 거절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임차인이 3기의 차임액(석 달 치 월세)에 해당하는 금액에 이르도록 차임을 연체한 경우

2. 임차인이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임차한 경우

3. 서로 합의하여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상당한 보상을 제공한 경우

4. 임차인이 임대인의 동의 없이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전대(轉貸)한 경우

5. 임차인이 임차한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파손한 경우

6. 임차한 건물의 전부 또는 일부가 멸실되어 임대차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7. 임대인이 목적 건물의 전부 또는 대부분을 철거하거나 재건축하려는 경우

8. 그 밖에 임차인이 임차인으로서의 의무를 현저히 위반하거나 임대차를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다.

그런데, A씨의 경우 건물주가 재건축을 이유로 재계약을 거절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건물주의 말대로 해야 하는 거 아닐까.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재건축이 계약갱신 청구를 거부하는 사유가 되기 위해서는 갖추어야 할 조건이 있다고 했다. 이 역시 법에 명시되어 있다.


❶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사 시기 및 소요 기간 등을 포함한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을 임차인에게 구체적으로 고지하고 그 계획에 따르는 경우

❷ 건물이 노후ㆍ훼손 또는 일부 멸실되는 등 안전사고의 우려가 있는 경우

❸ 다른 법령에 따라 철거 또는 재건축이 이루어지는 경우

이에 따라, 법무법인 이로 장원석 변호사는 "임대인(건물주)이 '최초'의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공사 시기 등을 포함한 철거·재건축 계획을 '사전 고지'한 경우에 한 해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다"고 짚었다. 매매 등으로 인해 건물주가 중도에 변경된 뒤에 "재건축을 하겠다" 주장을 해도, 이는 인정되지 않는다.


법원 역시 비슷한 사안에서 임차인 손 들어줬다

일례로 지난 8월, 상가건물을 매입한 새 건물주 B법인이 건물 철거 등을 이유로 임차인의 계약갱신을 거절했지만 대구지법 재판부는 임차인 손을 들어줬다. 건물을 비워주지 않아도 된다고 본 것이다.


해당 사안에서 새로 바뀐 건물주인 B법인은 "상가임대차법 10조 1항 7호에 규정된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는 '최초 계약 체결 당시' 외에 '갱신 계약 체결 당시'도 포함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갱신 계약 시점, 그리고 종료를 앞두고 지속적으로 임차인에게 재건축을 고지했으니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구지법 재판부는 "임차인 보호를 위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임대차 계약 체결 당시'를 갱신 계약까지 포함할 경우 임차인에게 불리한 확대 해석에 해당한다"고 봤다. 즉, 법에 규정된 '임대차계약 체결'은 갱신 계약을 포함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B법인의 주장대로라면, 최초 계약 당시 임차인에게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을 고지하지 않았더라도 계약을 갱신할 때 철거 또는 재건축 계획을 고지하기만 하면 임차인의 추가 갱신요구를 거절할 수 있게 된다. 그러면 임차인의 계약갱신요구권을 장기간 보장한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임차인의 안정적 점포 운영 등도 이유로 들었다. 재건축 고지에 대해 갱신 계약까지 인정하게 되면, 장기간 안정적으로 점포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상당한 비용을 투입하였던 임차인의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도 재판부는 봤다.


이런 판례에 따라, 변호사들은 최초의 임대차 계약 시 향후 재건축 계획 등에 대해 어떤 말도 듣지 못했다면 새로운 임대인이 이를 요구하더라도 들어줄 필요가 없다고 했다.


법무법인 이로 김수한 변호사는 "새로운 임대인의 요구에 동의하지 말고 내용증명 등으로 갱신청구권을 행사해 놓으라"고 조언했다.


JLK 법률사무소 김일권 변호사도 마찬가지 의견을 보였다. 그러면서 "만약 새 건물주가 (계약 갱신을 거절하며) 괴롭힌다면, 권리금 및 시설물 설치비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해 피해 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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