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벌불원서 먼저 써주면 합의금 줄게" 코뼈 부러뜨린 남친의 요구, 대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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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벌불원서 먼저 써주면 합의금 줄게" 코뼈 부러뜨린 남친의 요구, 대응은?

2025. 09. 11 17:26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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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돈부터 받아야, 동시이행이 원칙"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남자친구의 주먹에 코뼈가 내려앉았다. 합의금 1500만원을 줄 테니 처벌불원서를 먼저 써달라는 그의 요구는, 피해자를 두 번 울렸다.


수술이 필요할 만큼 큰 부상이었지만, A씨가 마주한 것은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니었다. 가해자인 남자친구 측은 뜻밖의 제안을 해왔다. 합의금 1500만원을 줄 테니,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처벌불원서를 먼저 써달라는 것.


돈을 받아야 치료도 하고 망가진 마음도 달랠 수 있는데, 서류를 먼저 넘겨주는 것이 맞을까. 변호사들은 A씨가 마주한 이 딜레마가 절대 응해서는 안 되는 함정이라고 경고했다.


합의서 먼저? 돈 먼저?

A씨가 가장 불안해하는 지점은 '돈을 받기 전에 처벌불원서를 써줘도 되는가'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는 폭행 합의 과정에서 가장 위험한 선택이다.


실제로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1도4283) 역시 일단 처벌불원 의사를 표시하면, 나중에 합의금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이를 철회할 수 없다고 본다. 한번 건넨 서류 한 장으로 가해자는 형사 처벌을 피하고, 피해자는 돈도 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 있는 것이다.


합의금 1500만원은 적당한가

그렇다면 A씨가 합의한 1500만원은 적절한 금액일까? 변호사들은 A씨의 피해가 단순 폭행이 아니라는 점에 주목했다.


로티피 법률사무소 최광희 변호사는 "코뼈 골절은 단순 폭행이 아닌 상해죄(형법 제257조)에 해당해 처벌이 훨씬 무겁다"고 지적했다.


단순 폭행죄는 반의사불벌죄(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범죄)에 해당한다. 가해자들이 합의금을 미끼로 처벌불원서를 먼저 받아내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일단 처벌불원서가 수사기관에 제출되면, 폭행죄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어 가해자는 형사 처벌을 완전히 피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A씨의 경우처럼 신체 기능에 훼손을 입히는 상해죄는 다르다. 이는 피해자의 처벌불원서가 있어도 형사처벌이 가능한 범죄다. 여기에 A씨의 남자친구는 이전에도 폭행 전력이 있어 재범으로 가중처벌될 가능성이 크다.


최 변호사는 "상해 정도와 전과 여부에 비추어 1500만원이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향후 치료비와 정신적 손해배상(위자료)까지 고려하면 더 높은 금액으로 조정할 여지도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3단계 행동 지침이 답이다

A씨는 아직 처벌불원서를 제출하지 않았기에 여전히 칼자루를 쥐고 있다. 변호사들은 다음과 같은 3단계 행동 지침을 따르면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1단계: '동시이행'으로 합의를 완성하라.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방법은 가해자와 만나 합의금을 계좌로 이체받는 것을 확인한 뒤, 그 자리에서 처벌불원서를 작성해주는 동시이행이다. 만약 직접 만나는 것이 두렵다면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해 변호사 사무실에서 안전하게 진행하는 방법도 있다.


2단계: 합의 결렬 시, 즉시 형사 고소하라.

만약 상대방이 동시이행을 거부하며 처벌불원서 선제출만 고집한다면, 합의 의사가 없다고 판단하고 즉시 형사 고소 절차를 밟아야 한다. A씨의 사건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상해죄이므로 고소를 통해 가해자에게 합당한 처벌을 묻는 것이 가능하다.


3단계: '민사소송'으로 손해배상을 받아내라.

형사 고소와는 별개로, 입은 피해에 대한 금전적 보상을 받기 위해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즉시 제기해야 한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민사 판결을 받아두면 집행권원(강제로 돈을 받을 권리)이 생겨 상대방의 예금, 차량, 부동산 등을 압류할 수 있다"며 "판결 효력은 10년이며 계속 연장할 수 있어, 지금 당장 재산이 없더라도 미래에 변제받을 길을 열어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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