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추행에 조롱까지…가해자가 "돈 없다" 버텨도 주도권은 피해자에게 있다
버스 추행에 조롱까지…가해자가 "돈 없다" 버텨도 주도권은 피해자에게 있다
피해자가 헐값 합의 안 해도 되는 이유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버스 안에서 20대 여성을 기습 추행하고 "왜 만지면 안 되냐"며 조롱까지 한 가해자가 검찰에 넘겨졌다.
피해자는 극심한 트라우마로 일상과 취업 준비마저 중단된 상황. 5일 뒤 열릴 형사조정에서 가해자가 돈이 없다고 버틸 경우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주도권은 온전히 피해자에게 있다"며 전략적 대응을 주문했다.
피해자 두 번 울린 뻔뻔한 조롱
사건은 버스 안에서 벌어졌다. 2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남성이 옆자리에 앉더니, 고의로 물건을 떨어뜨리는 척하며 피해 여성의 허벅지를 기습적으로 만졌다. 피해자가 즉각 항의했지만, 돌아온 것은 사과가 아닌 뻔뻔한 조롱이었다.
가해자는 "왜 만지면 안 돼냐", "짜증이 났어?"라며 되려 피해자를 몰아세웠다. 공포에 질려 자리를 피했지만 가해자는 끈질기게 뒤쫓아왔고, 다른 여성 승객 2명의 도움으로 간신히 버스에서 내려 경찰에 신고할 수 있었다.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전면 부인하던 가해자는 참고인 조사 이후 결국 검찰에 송치됐고, 이제 형사조정 절차를 앞두고 있다.
'죄질 불량' 합의금, 통상 기준 훌쩍 넘어야
피해자는 심각한 트라우마로 일상과 취업 활동에 큰 지장을 받고 있다며, 가해자의 사정을 봐주지 않는 최대한의 보상을 원한다.
변호사들은 이번 사안의 죄질이 매우 불량해 통상적인 기준을 넘어선 합의금을 요구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통상적인 공중밀집장소추행이나 강제추행 초범의 경우 300만 원에서 500만 원 선에서 논의가 시작되곤 한다. 하지만 형사조정 위원에게 피해 사실과 정신과 진료 기록 등을 근거로 제시하면서, 위자료와 일실수익을 포함해 최소 1,000만 원에서 1,500만 원 수준의 금액을 당당하게 먼저 요구하는 것이 좋다"고 상세히 조언했다.
가해자의 "돈 없다"는 항변,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가장 큰 문제는 가해자가 돈이 없다며 버틸 경우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때 피해자가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헐값에 합의해 줄 필요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정향 김연수 변호사는 "만약 피의자가 지불 능력을 핑계로 터무니없는 금액을 제시하거나 형사조정이 결렬되더라도, 지레 헐값에 타협해 주실 이유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합의가 결렬되면 가해자는 피해 회복 노력이 없는 점이 인정돼 더 무거운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법률사무소 조이 윤관열 변호사는 "만약 가해자가 합의금을 지급할 능력이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는 분할 지급 방식으로 합의를 하거나, 합의를 하지 않고 형사 재판 절차를 진행한 뒤 별도로 민사 손해배상 청구를 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다"며 두 가지 선택지를 제시했다.
조정 결렬이 끝이 아니다
만약 형사조정이 최종 결렬된다면 피해자는 어떻게 권리를 구제받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형사처벌을 통한 응징과 민사소송을 통한 배상이라는 강력한 후속 수단이 남아있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합의금 지불 능력이 없다면 엄벌탄원서를 제출하고 민사로 진행하여 소멸시효를 연장해 둘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가해자의 반성 없는 태도를 재판부에 알려 엄벌을 촉구함과 동시에, 민사소송을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묻는 전략이다.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이를 근거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해 가해자의 재산이나 급여를 강제로 압류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