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서 내 게임 끈 옆자리 손님, 처벌 가능할까?
PC방서 내 게임 끈 옆자리 손님, 처벌 가능할까?
접속 보상 날린 게이머의 분노…변호사들 '이 죄' 언급

PC방 이벤트 참여 중 타인이 게임을 꺼 보상을 놓쳤다면, '전자기록손괴죄'가 성립될 수 있다. 하지만 고의성 입증 등 어려움이 있어 실제 처벌은 쉽지 않다. / AI 생성 이미지
PC방에서 장시간 접속 이벤트를 위해 켜 놓은 게임을 누군가 무단으로 종료해 보상을 놓쳤다면, 당신은 어떤 심정이겠는가? 단순히 재수 없는 일로 치부해야 할까, 아니면 법의 힘을 빌릴 수 있을까?
한 게이머의 황당한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형법상 '전자기록손괴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놀라운 분석을 내놓았다. 하지만 실제 처벌까지 가는 길은 험난해 보인다.
"게임 껐을 뿐인데"… 황당한 피해, 죄가 될까?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한 게이머가 PC방에서 열리는 게임 접속 시간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컴퓨터를 켜두고 자리를 비웠다.
목표 시간을 모두 채웠다고 생각하고 집에 돌아와 확인한 결과, 보상은 들어오지 않았다. 누군가 게임을 중간에 꺼버린 것이다.
범인은 옆자리에 앉아 있던 다른 손님으로 추정됐다. 게임 아이템이라는 '무형의 자산'을 날린 이 게이머는 분통을 터뜨리며 법적 조치가 가능한지 의문을 제기했다.
변호사들 "전자기록손괴죄 가능성"…핵심은 '증거'
법률 전문가들은 의외로 형사 처벌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변호사는 "내담자의 게임을 무단 종료하여 게임 아이템 등 손실 피해를 입힌 것은 형법 제366조 전자기록물손괴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게임 아이템 역시 재물로 인정되는 '전자기록물'에 해당하므로, 이를 손상시키면 재물손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 역시 "게임 데이터와 접속시간은 전자기록물로 간주될 수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조작하거나 삭제한 행위는 재물손괴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동의했다.
다만 박 변호사는 "이를 입증하려면 사건 당시의 CCTV 영상이나 PC방 기록, 게임 접속 내역 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증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고소는 '글쎄'... 현실적 해결책은 따로 있다
하지만 형사 고소가 현실적으로 능사는 아니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법률 전문가들은 재물손괴죄가 성립하려면 가해자의 '고의성'과 피해자의 '재산상 손해'가 명확히 입증되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게임을 껐다는 행위만으로 고의성을 단정하기 어렵고, 이벤트 보상 아이템의 경제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산정하는 것도 까다로운 문제다. 수사기관 역시 사건의 경중을 고려할 때 우선순위에서 밀릴 가능성이 높다.
결국 법적 다툼의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은 법적 대응보다 게임 운영사에 먼저 연락하는 것이다.
PC방 CCTV 영상이나 게임 접속 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비정상적인 접속 종료 사실을 소명하고, 이벤트 보상을 재지급해달라고 요청하는 편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