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 후 도주, '몰랐다'는 운전자…어머니는 분쇄골절, 법의 심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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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주행 후 도주, '몰랐다'는 운전자…어머니는 분쇄골절, 법의 심판은?

2025. 12. 23 17:4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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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퇴골 3조각 골절 '중상해' 해당할까? '사고 인지 못했다' 주장, 도주치상죄 피할 수 있나? 변호사 15인의 법률 자문

역주행 차량을 피하려다 대퇴골이 부러진 어머니 사고의 가해자가 "사고를 몰랐다"며 도주했다./셔터스톡

역주행 차량을 피하려다 대퇴골이 세 조각난 어머니, 가해자는 “사고 난 줄 몰랐다”며 도주했다. 법조계는 ‘미필적 고의’에 의한 도주치상죄 성립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입을 모았다.


“어머니께서 역주행 차량을 피하려다 차가 부서지고 대퇴골이 세 조각으로 부러졌습니다. 그런데 상대방은 그대로 도주했고, 잡히고 나서는 ‘사고 난 줄 몰랐다’고 합니다.”


한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 올라온 애타는 사연이다. 도로 중앙선을 넘어 질주한 차를 피하려던 어머니는 처참한 사고를 당해 수술대에 올랐고, 가해자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 괘씸한 운전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을까. 15명의 변호사들이 내놓은 답은 명확했다.


“사고 몰랐다”는 변명, 통할까?…“미필적 고의도 유죄”


가장 큰 쟁점은 가해자의 ‘뺑소니’ 혐의, 즉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죄의 성립 여부다. 가해자는 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항변한다.


하지만 법조인들은 이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는 “역주행 중이었고 바로 앞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 블랙박스 영상에 사고 장면이 촬영된 점 등을 고려하면 사고 인지 여부에 대한 변명은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박상호 변호사(캡틴법률사무소) 역시 “객관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진술”이라며 “오히려 가해자가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원은 사고 발생을 100% 확신하지 않았더라도 ‘사고가 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도 현장을 떠났다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해 도주로 판단한다. 대법원은 “사고운전자가 사고 직후 차에서 내려 직접 확인하였더라면 쉽게 사고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도 그러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별일 아닌 것으로 알고 그대로 사고현장을 이탈하였다면 미필적으로라도 도주할 의사가 있었다고 볼 것”(대법원 99도5023 판결)이라고 판시한 바 있다.


가해자 블랙박스에 피해 차량이 급히 핸들을 꺾는 장면까지 담긴 만큼, ‘몰랐다’는 주장은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대퇴골 분쇄골절, ‘중상해’의 무게


어머니의 부상 정도가 ‘중상해’에 해당하는지도 중요한 문제다. 중상해는 생명에 대한 위험을 발생시키거나 신체를 불구로 만들거나, 불치 또는 난치의 질병에 이르게 한 경우를 말한다. 대퇴골이 세 조각으로 부서지는 ‘분쇄골절’과 안와 골절, 늑골 골절 등은 이름만 들어도 심각하다.


김묘연 변호사(법률사무소 집현전)는 “서술해주신 어머님의 상태로 보아 중상해에 해당할 여지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며 “특히, 대퇴골이 분쇄골절된 상황인 만큼 중상해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대부분의 변호사들이 중상해 가능성을 높게 봤지만, 신중론도 제기됐다. 서정식 변호사(법률사무소 정도)는 “대퇴골 분쇄골절이라는 병명만으로 중상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고 영구 장해 내용에 따라 달리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판례상 중상해는 매우 엄격하게 인정되는 경향이 있어, 최종적인 후유장해 진단 결과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괘씸한 가해자, 합의는 언제 어떻게?


가족들의 분노가 향하는 지점은 단연 ‘형사 합의’ 문제다. 역주행에 도주까지 저지른 가해자는 실형을 피하기 위해 합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변호사들은 이럴 때일수록 서두르지 말라고 조언한다. 김연수 변호사(법무법인 시우)는 “피해자가 먼저 합의를 걱정하고 합의금 액수를 고민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라며 “가해자가 합의 제안을 하면 그때 진지하게 고민해도 늦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어머니의 치료가 끝나고 후유장해 여부까지 명확해진 시점에 합의를 논의해야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합의금 수준은 죄질이 불량한 만큼 일반 교통사고보다 훨씬 높게 책정될 전망이다. 리라법률사무소의 김현중 변호사는 “형사합의만 3천만 원 이상 요구하여 보시길 바란다”고 구체적인 액수를 제시하기도 했다. 다만, 합의 과정에서 ‘민사상 손해배상은 별도’라는 점을 명확히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형사 합의금이 추후 민사 소송에서 공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결국 모든 법적 절차는 어머니의 온전한 회복을 향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가해자는 자신의 잘못에 상응하는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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