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벼락 맞고 CCTV 확인까지… 유사강간 모텔 직원, 합의로 징역 7년→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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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벼락 맞고 CCTV 확인까지… 유사강간 모텔 직원, 합의로 징역 7년→4년

2026. 02. 17 11:52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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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미검출 주장에도 ‘유죄’ 뒤집지 못해

피해자와 합의하며 징역 4년 확정

CCTV 허점을 이용해 투숙객을 유사강간한 모텔 직원이 1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피해자와 합의하며 징역 4년으로 감경됐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모텔 종업원이 시설 구조와 보안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만취한 투숙객을 유사강간한 사건에서 법원이 항소심 끝에 형량을 감경했다. 범행 직후 CCTV를 확인하며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과 피해자의 완강한 부인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와의 합의’가 판결을 뒤바꾸는 결정적 변수가 되었다.


“CCTV 특성 누구보다 잘 알아”… 사각지대 노린 계획적 침입

평택시 소재 한 모텔에서 종업원으로 근무하던 A씨는 지난 2024년 1월 7일 새벽, 만취 상태로 입실한 여성 투숙객 E씨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 A씨는 동료들이 돌아간 뒤 혼자 남겨진 E씨의 객실에 불상의 방법으로 문을 열고 침입했다.


사건이 발생한 복도에는 동작 감지형 CCTV가 설치되어 있었으나, A씨는 이 기기의 민감도가 낮아 문을 천천히 열면 녹화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숙지하고 있었다. 실제 수사 과정에서 해당 시간대 CCTV에는 A씨가 문을 열고 들어가는 모습이 찍히지 않았으나, 객실 출입문 기록에는 문이 열린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A씨는 잠든 E씨에게 접근해 유사강간을 저질렀으나, 잠에서 깬 피해자가 저항하며 테이블 위 물병의 물을 뿌리자 현장에서 도주했다.


“머리 털며 CCTV 확인” 빌미 잡힌 결정적 정황

피고인 A씨는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전면 부인했다. 특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피해자의 질 내부에서는 자신의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방어 논리로 내세웠다.


하지만 법원은 피해자의 외음부에서 A씨와 동일한 계열의 Y-STR DNA형이 검출된 점에 주목했다. 또한, 범행 직후 1층 카운터 CCTV에 포착된 A씨의 행동이 결정적 증거가 됐다. 영상 속 A씨는 급하게 카운터로 돌아와 자신의 머리에 묻은 무언가를 털어냈는데, 이는 피해자가 물을 뿌렸다는 진술과 일치하는 대목이었다.


이어 A씨가 곧바로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사건 발생 층의 CCTV 영상을 전체 화면으로 확대해 확인한 뒤 다시 현장을 살피러 가는 모습도 기록에 남았다.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2024고합133)은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비난 가능성이 높다"며 1심에서 징역 7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징역 7년에서 4년으로… 항소심서 형량 깎인 결정적 사유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항소심에서도 "손가락을 삽입한 사실이 없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으나, 수원고등법원 제1형사부(2025노627)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며 유죄 판단을 유지했다.


법원은 DNA가 검출되지 않은 것에 대해 "접촉 시간이나 삽입 방법, 채취 방식에 따라 세포가 남아 있지 않을 수 있어 피해자 진술과 모순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최종 선고 형량은 징역 4년으로 대폭 낮아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당심에서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여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원심의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감경 이유를 밝혔다.


결국 시설 관리자라는 신뢰를 이용해 사각지대에서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은 합의를 통해 법정 하한선 수준으로 형을 낮추게 되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8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7년간의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함께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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