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찍었다" 버티는데…'아이폰 포렌식' 앞둔 남성의 운명은?
"안 찍었다" 버티는데…'아이폰 포렌식' 앞둔 남성의 운명은?
화장실 몰카 혐의, 진술 번복 고민…변호사들 "섣부른 자백은 금물, 괘씸죄는 피해야"

화장실 불법 촬영 혐의로 체포된 남성이 아이폰 포렌식을 앞두고 진술 번복을 고민 중이다. / AI 생성 이미지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몰카) 혐의로 현장 체포된 한 남성이 경찰에 압수된 아이폰의 디지털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을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찍지 않았다'는 초기 진술을 유지해야 할지, 포렌식 결과를 보고 자백해야 할지 갈림길에 선 것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섣부른 진술 변경의 위험성을 경고하면서도, 명백한 증거 앞에서의 부인은 '괘씸죄'로 이어질 수 있다며 신중한 대응을 한목소리로 주문했다.
"그날만 포렌식" 요구, 통할까?…"여죄까지 드러날 것"
최근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는 "몰카 찍다가 걸린 것이 아니라 화장실 옆칸에 있다가 현장에서 잡혔다"는 한 남성의 글이 올라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몰카가 목적이 아니었고, 찍지도 않았다"고 진술했지만, 6자리 비밀번호로 잠긴 자신의 아이폰이 포렌식에 넘어가자 초조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의 가장 큰 궁금증은 포렌식 범위를 '사건 당일'로만 한정할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의 답변은 단호했다. 홍노경 변호사(법률사무소 이유)는 "이 사건 당일의 영상/사진만을 선별해 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습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포렌식 과정에서 혐의와 관련된 파일을 선별하기는 하지만, 수사기관이 피의자의 요구대로 특정 날짜만 보도록 강제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조기현 변호사(법무법인대한중앙) 역시 "포렌식이 성공하면 그 날 이전의 여죄 사건도 드러나게 됩니다"라고 경고하며, 포렌식을 통해 의뢰인이 인지하지 못했던 과거 행적까지 수사 대상에 오를 수 있음을 시사했다.
'뒤늦은 자백' vs '무작정 부인'…'괘씸죄'가 변수
의뢰인의 또 다른 고민은 '진술 번복'의 타이밍과 그에 따른 불이익이었다. 만약 포렌식 결과 불법 촬영물이 나온다면, '찍지 않았다'는 기존 진술을 바꾸는 것이 나을까?
전문가들은 포렌식 결과를 보지 않은 채 섣불리 움직여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조기현 변호사는 "일단 지금은 진술을 변경하면 안 됩니다. 포렌식 결과를 기다려 보셔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포렌식으로 명백한 증거가 나온 뒤에도 계속 혐의를 부인하는 것은 최악의 수가 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졌다.
홍노경 변호사는 "포렌식을 통해 영상/사진이 복구되었음에도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혐의를 부인하면 그때는 소위 '괘씸죄'가 적용되어 양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김지진 변호사(법무법인 리버티)도 "괘씸죄 가중처벌을 받게 될 수 있고, 유사한 사례를 너무 많이 봤기에 마냥 혐의를 부인하면 되겠지 하다가 추후에 돌이킬 수 없게 됩니다"라며 무책임한 부인의 위험성을 강하게 경고했다.
결국 증거 앞에서는 진솔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 그나마 선처를 받을 수 있는 길이라는 의미다.
아이폰 '철옹성' 믿었다간…"처벌 수위 매우 높아"
의뢰인이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은 '아이폰 포렌식 실패 가능성'이다. 실제로 백창협 변호사(법무법인 오른)는 "아이폰의 경우 비번을 모르면 실패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답했다. 강력한 보안 정책 덕분에 포렌식이 기술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포렌식 실패가 곧 '무죄'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수사기관은 목격자 진술이나 다른 정황 증거를 통해 혐의를 입증할 수 있다. 설령 촬영 파일이 발견되지 않더라도 촬영 '시도'만으로도 미수범으로 처벌될 수 있다.
김준환 변호사(법률사무소 필승)는 "카메라등이용촬영죄의 경우 N번방 사건 이후로 처벌수위가 매우 높아져 초범이어도 실형이 선고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변호사와 함께 신중히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는 "혐의가 인정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으며, 벌금형이라고 하더라도 신상정보등록·공개·고지, 취업제한 등의 보안처분을 함께 받을 수 있습니다"라며 무거운 처벌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결국 의뢰인은 '포렌식'이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기 전,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모든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놓인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