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만료 2분 전 “방 빼세요” 문자 보낸 집주인, 다음날 갱신 요구하면 늦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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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만료 2분 전 “방 빼세요” 문자 보낸 집주인, 다음날 갱신 요구하면 늦을까?

2026. 08. 24 11:23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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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계약 만료 ‘2개월 전’ 계산법 두고 법원·정부 해석 엇갈려…세입자 구제 방안은

임대차 계약 만료 2개월 전 마감일 밤, 집주인의 갱신 거절 통보로 분쟁이 발생했다. / AI 생성 이미지

임대차 계약 만료를 앞둔 세입자 A씨. 별다른 연락이 없어 계약이 자동으로 연장될 거라 믿고 있었다.


하지만 계약갱신요구권 행사 기한 마감일 밤 11시 58분, 집주인 B씨로부터 계약을 종료하겠다는 문자메시지가 날아왔다.


A씨는 다음 날 아침 6시가 넘어 부랴부랴 계약을 갱신하겠다고 답했지만, B씨는 “이미 늦었다”는 입장이다. 단 몇 시간 차이로 A씨는 집을 비워줘야 하는 걸까?


계약 만료 D-day 23시 58분, 집주인의 갱신 거절 통보


A씨는 2024년 10월부터 2년 기한으로 B씨와 주택 임대차 계약을 맺고 거주 중이다. 계약 만료일은 2026년 10월 20일이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세입자는 계약 만료 6개월 전부터 2개월 전까지 집주인에게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집주인 역시 같은 기간에 세입자에게 계약 갱신 거절 의사를 밝혀야 한다.


문제는 계약 만료 2개월 전인 2026년 8월 20일 밤 11시 58분에 터졌다. 집주인 B씨가 이날 처음으로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는 문자를 보낸 것이다.


문자를 확인한 A씨는 다음 날인 21일 오전 6시 34분,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을 B씨에게 전달했다.


하지만 B씨는 “갱신요구권 행사 시한은 8월 20일 자정까지였다”며 “기한을 넘긴 A씨의 요구는 효력이 없고, 기한 내에 보낸 자신의 갱신 거절 통지는 유효해 계약은 10월 20일 끝난다”고 주장했다.


‘만료 2개월 전’의 끝은 언제?…엇갈린 기준에 달린 운명


결론부터 말하면, 최근 하급심 판례에 따를 경우 A씨에게 불리한 상황이 될 수 있다. 이 분쟁의 핵심은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만료 2개월 전’이라는 기한을 정확히 언제로 봐야 하는지인데, 이를 두고 법원 판결과 정부의 유권해석이 다르기 때문이다.


집주인 B씨가 근거로 든 하급심 판결은 기간 만료 2개월 전이 되는 ‘해당일의 24시(자정)’까지를 기한으로 본다. 이 기준에 따르면 B씨의 갱신 거절 통지(20일 23:58)는 유효하고, A씨의 갱신 요구(21일 06:34)는 무효가 된다.


법무법인 인화 김명수 변호사는 “주임법에서 정하는 갱신요구기한을 도과한 임차인의 갱신요구는 효력이 없다고 보아야 한다”며 “임대차계약은 임대인의 갱신거절통지에 따라서 만기일에 종료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국토교통부와 법무부의 유권해석은 다르다. 이들은 만료 2개월 전 ‘해당일의 0시(전날 24시)’ 전까지 의사가 도달해야 한다고 본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갱신 관련 통지 시한은 8월 19일 자정이 된다. B씨가 보낸 통지 역시 기한을 넘긴 셈이다.


변호사들 “집주인에게만 유리한 ‘고무줄 잣대’ 안 돼”


하지만 다수의 변호사들은 집주인 B씨의 주장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간 계산의 기준은 집주인과 세입자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HB & Partners의 이충호 파트너 변호사는 “임대인의 갱신거절 통지기간과 임차인의 갱신요구 기간은 모두 주택임대차보호법 제6조 제1항 전단이 정한 동일한 기간을 기준으로 한다”며 “어느 한쪽에만 다른 계산 방법을 적용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만약 국토부·법무부 해석을 따르면 B씨의 갱신 거절 통지 자체가 기한을 넘겨 무효가 되고, 계약은 ‘묵시적 갱신’이 된다. 이 경우 세입자는 2년간 더 거주할 수 있고, 갱신요구권도 사용하지 않은 것이 돼 세입자에게 가장 유리한 결과가 나온다.


변호사 전병욱 법률사무소의 전병욱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B씨의 통지 자체가 무효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민법상 통지는 도달한 때 효력이 생기고, 발신 시각과 도달 시각은 구별된다”며 “23시 58분 문자가 그 시각에 임차인이 확인할 수 있는 상태에 놓였는지는 다툴 여지가 있고, 도달이 다음 날로 인정되면 임대인이 내세우는 기준으로도 그 통지는 기한을 넘긴다”고 짚었다.


법률사무소 세온&누리의 추연철 변호사는 “피신청인(집주인)의 갑작스러운 통지 이전까지 어떠한 갱신거절 의사도 전달받지 못하였고, 통지 수령 직후 즉각 갱신요구권을 행사하였다는 사정은 재판부의 심증 형성 과정에서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소송보다 조정이 현실적 대안 될 수도


변호사들은 당장 법적 다툼으로 가기보다 원만한 조정을 시도하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고 봤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실익 없는 소송보다는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여 실질적인 거주 기간 확보를 위한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 비용과 시간을 절약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보인다”고 제안했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최동준 변호사 역시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나 법원의 판단을 받아보는 것이 필요할 수 있다”며 “지금 단계에서는 문자 등 증거자료를 모두 보관하고, 임대인과의 대화 내용도 정리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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