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소유예 받고도…다른 병원에서 11회 시술한 의사, 결국 면허정지 확정
기소유예 받고도…다른 병원에서 11회 시술한 의사, 결국 면허정지 확정
개설 의료기관 외 11회 시술
교육 목적 주장했으나 법원 '의료업 위반' 판단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대구 중구에서 D의원을 개설·운영하는 의사 A씨가 자신이 개설한 의료기관이 아닌 다른 의원에서 시술을 진행하여 보건복지부로부터 의사면허 자격정지 처분을 받은 사건에서, 법원이 A씨의 항소를 기각하며 처분이 정당하다고 최종 판단했다.
사건의 발단은 A씨가 2019년 10월 2일경부터 2020년 5월 20일경까지 약 7개월 동안, 자신이 운영하는 D의원이 아닌 대구 중구 소재 F의원에서 총 11회에 걸쳐 필러, 보톡스, 성형 수술 등 다양한 시술을 시행한 사실에서 비롯되었다.
이후 A씨는 '개설 의료기관 외 의료업' 혐의로 수사를 받았으며, 2020년 10월 23일 대구지방검찰청으로부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횟수가 적고 취득한 이익이 미미하며 주요 시술 등에 대한 교육 목적도 일부 포함되어 있던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로 처분했다.
검찰의 '선처'에도 행정처분 철퇴 피하지 못한 이유
그러나 보건복지부는 검찰의 기소유예 처분에도 불구하고, 해당 피의사실을 기초로 2021년 5월 20일 A씨에게 자격정지 1개월 15일의 처분을 내렸다.
A씨는 이 처분에 불복하여 행정심판을 거쳐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 이어 2심(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법원은 A씨의 행위가 구 의료법 제33조 제1항이 규정한 '개설 의료기관 내 의료업' 원칙을 위반했다고 보았다.
의료법 제33조 제1항은 의료인이 개설한 의료기관 내에서 의료업을 하도록 규정하고, 예외적인 5가지 경우 외에는 타 의료기관에서의 의료행위를 제한하고 있다.
A씨 측은 해당 시술들이 일시적인 의료행위이거나 의료업에 해당하지 않으며, 의료법 제33조 제1항 제2호의 '환자나 환자 보호자의 요청에 따라 진료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의 시술 기간, 횟수, 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를 단순히 일시적인 의료행위로 볼 수 없으며, A씨의 주장을 인정한다면 의료법의 규정이 잠탈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초빙 진료'도 안 통했다... 법원이 본 진정한 시술 목적
A씨는 또한 자신의 행위가 의료법 제39조에 따른 '다른 의료기관의 시설·장비 등을 이용한 진료' 또는 '해당 의료기관에 소속되지 아니한 의료인의 진료' 허용 규정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전문의 초빙 진료의 정당성을 내세웠다.
하지만 법원은 의료법 제39조가 '환자에 대한 최적의 진료를 하도록 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예외적으로 허용한 것이라고 엄격하게 해석했다.
오히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사실은 A씨가 수사기관에서 "제가 해당 분야에서는 나름 인지도가 있는 편이기 때문에 (F의원 운영자) I가 저에게 진료 도움을 요청하였고, 저의 입장에서도 많은 진료 경험이 경력에도 보탬이 되고 논문이나 강의까지 이어지는 부분이기 때문에 승낙을 하였다"고 진술한 부분이었다.
법원은 이 진술을 근거로 A씨의 행위는 I의 요청 및 A씨 자신의 경력 보탬, 논문·강의를 위한 필요에 따라 F의원에서 진료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 특정 환자에 대한 최적의 진료를 위한 예외적인 초빙 진료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솜방망이 처벌' 주장도 기각, 처분은 정당하다
결국 법원은 A씨의 행위가 의료법 제33조 제1항 및 제39조에서 정한 예외 규정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처분 사유가 존재한다고 명확히 했다.
더 나아가, A씨가 자격정지 처분이 너무 과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주장한 부분에 대해서도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의 한계를 일탈하거나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며 기각했다.
재판부는 의료인의 자격과 의료기관의 개설에 관한 사항을 엄격하게 정한 의료법의 입법 목적을 강조하며, 개별적이고 구체적인 진료 상황을 넘어선 다른 의료기관 시설 이용 진료를 제한 없이 허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A씨의 항소는 기각되었으며, 보건복지부의 의사면허 자격정지 1개월 15일 처분이 최종 확정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