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자 표지 썼는데…경찰의 황당한 '고발 취하'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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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표지 썼는데…경찰의 황당한 '고발 취하' 요구

2026. 06. 09 11:56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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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명백한 범죄"...수사관의 법리 오해 지적

사망한 가족의 장애인 주차 표지를 부정 사용한 운전자를 고발한 시민에게 경찰이 고발 취하를 요구했다. / AI 생성 이미지

사망한 가족의 장애인 주차 표지를 부정사용한 운전자를 고발한 시민이 오히려 경찰로부터 '고발을 취하해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받았다.


시청에서 이미 200만 원의 과태료까지 부과된 사안이었지만, 담당 수사관은 "중범죄가 아니고 시청의 반납 고지도 없었다"며 처벌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에 법조계는 "명백한 공문서부정행사죄"라며 수사관의 법리 오해를 한목소리로 지적하고 나섰다.


사망자 명의 표지로 불법 주차...신고자에 '고발 취하' 요구한 경찰


시민 A씨는 장애인주차구역에서 보호자 운전용 장애인주차표지를 부착한 차량을 발견하고 안전신문고에 신고했다. 얼마 뒤,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해당 차량이 '장애인주차표지 부당사용'으로 과태료 200만 원 처분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A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차주를 공문서부정행사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A씨를 경찰서로 부른 담당 수사관의 말은 뜻밖이었다. 수사관은 "공문서부정행사는 다른 사람의 운전면허증이나 주민등록증 같은 것을 도용하는 중범죄"라며 해당 사안은 부적절하다고 선을 그었다.


수사관은 피고발인이 사망한 장애인의 주차표지를 사용한 것은 맞지만, 시청이 유선이나 문자로 반납 고지를 하지 않은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 사건은 공문서 부정행사가 성립되지 않아 처벌이 어렵다. 고발을 취하해 달라"고 A씨에게 요구했다.


법조계 "명백한 범죄, 수사관이 법 오해"…판례도 있다


A씨의 사연을 접한 변호사들은 수사관의 주장이 법리에 맞지 않는다고 일제히 지적했다. 홍성환 변호사(캡틴법률사무소)는 "유가족이 과실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인지, 집안 내에 다른 장애인이 있는데 미처 표지만 발급받지 못했다는 취지인지 떠나, '당연히 본인에게 발급된 주차표지가 아님을 알고 있으니 공문서부정행사가 맞지 않느냐'는 취지로 일관되게 주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수원지방법원 2016. 12. 21. 선고 2016고정2804 판결에서 지인의 장애인 주차표지를 건네받아 무단으로 사용한 사건에서 벌금이 선고된 판례가 있다"고 언급하며,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구체적인 대응법을 제시했다.


이희범 변호사(라미 법률사무소) 역시 "해당 사안은 공문서 부정행사죄가 맞습니다. 과태료뿐 아니라 벌금형도 나와야 하는 사안입니다"라고 단언했다.


수사관의 주장에 대한 법적 반박도 명확히 나왔다. 박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유)는 "수사관이 '반납 고지가 없었다'고 주장하더라도, 이미 해당 주차표지가 사망한 장애인에게 발급된 것임을 알고 사용한 이상 공문서 부정행사가 성립한다"고 강조하며 수사관의 핵심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고발 취하 불필요, 불송치 결정 시 '이의신청'으로 대응"


변호사들은 A씨가 고발을 취하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입을 모았다. 권민정 변호사(법률사무소 민앤정)는 "고발 취하를 안 하시면 됩니다. 그렇게 되면 수사기관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할 것입니다."라고 명료하게 말했다.


수사관의 판단대로 경찰 단계에서 사건이 종결될 경우에 대한 대처 방안도 제시됐다. 박지영 변호사(법무법인 신의)는 "만약, 경찰에서 피고발인에 대해 불송치 결정을 한다면, 불송치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을 하여 검찰의 판단을 받아 보시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섣부른 고발 취하 대신, 경찰의 처분을 지켜본 뒤 법적 절차에 따라 대응하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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