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했던 그 영상', 40분짜리 포르노로 전세계에…복수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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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했던 그 영상', 40분짜리 포르노로 전세계에…복수 가능할까?

2026. 06. 04 16:5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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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은 합의, 유포는 범죄…연락처 몰라도 SNS 아이디로 추적·처벌

과거 합의 하에 촬영했던 성관계 영상이 유포되었더라도, 촬영 동의와 유포 동의는 별개이므로 처벌이 가능하다. / AI 생성 이미지

2~3년 전 호기심에 동의하고 촬영했던 성관계 영상. 얼굴까지 모자이크 없이 드러난 40분짜리 원본이 되어 전 세계 야동 사이트에 유포됐다면?


가해자의 연락처조차 모르는 절망적인 상황. 과연 처벌은 가능할까?


법률 전문가들은 “촬영 동의와 유포 동의는 별개”라며 “SNS 아이디만으로도 추적해 처벌하고 영상을 삭제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


잊고 살았던 3년 전 영상, 악몽이 되어 돌아오다


사건은 2~3년 전 트위터를 통한 '초대남' 만남에서 시작됐다. 한 남성은 당시 합의 하에 3명이 성관계를 가졌고, 이 장면은 영상으로 남았다.


이후 촬영자가 자신의 트위터에 얼굴을 모자이크 처리한 짧은 영상을 올렸지만, 본인조차 알아보기 힘들어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하지만 평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최근 각종 야동 사이트와 SNS에 40분 분량의 원본 영상이 모자이크 하나 없이 유포된 것을 발견한 것이다. 피해자는 “아마 온리 팬스와 팬슬리 같은 사이트에서 모자이크 버전 을 판매하다가 텔레그램을 통해 모자이크가 없는 버전을 따로 판매하였고, 그것들이 유포된 것 같다"고 추측하며 참담한 심정을 토로했다.


손에 쥔 단서는 가해자의 옛 트위터 아이디와 영상 속 팬슬리 워터마크뿐이었다.


"촬영 동의했잖아?"…법의 심판은 다르다


가해자들이 흔히 내세우는 “촬영에 동의하지 않았느냐”는 주장은 법정에서 통하지 않는다.


법률 전문가들은 촬영 동의와 유포 동의는 명백히 구분된다고 강조한다. 이시완 변호사는 "촬영에 동의하였더라도 유포·판매까지 동의한 것은 아닙니다. 법원도 촬영 동의와 유포 동의는 전혀 별개의 문제로 보고 있으며, 의뢰인님의 의사에 반하여 원본 영상을 무편집으로 유포하고 판매한 행위는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 반포·판매죄에 해당하고, 영리 목적이 인정되면 가중 처벌까지 받을 수 있습니다"라고 단언했다.


특히 유료 판매 정황은 중대한 가중 처벌 사유가 된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는 “여기서 생각해 보아야 할 주요 쟁점은, 가해자가 해당 영상을 유료로 판매하여 금전적 이득을 취하였다는 점입니다. 영리 목적의 불법 촬영물 유포는 가중 처벌 대상이 되며, 가해자의 범죄 수익 계좌 및 가상 화폐 흐름을 추적하여 신원을 더욱 빠르게 특정하는 수사 기법을 활용할 수 있으므로 이를 적극 주장하여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연락처 몰라도 잡는다"…디지털 흔적 추적의 힘


상대방의 신상을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도 고소는 가능하다. 변호사들은 SNS 아이디, 워터마크 등 디지털 흔적만으로도 충분히 가해자를 특정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대섭 변호사는 “가해자가 영상을 판매하며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남긴 계좌 거래 내역, 가상화폐 자금 흐름, 플랫폼 접속 로그 기록 등을 다각도로 추적하여 피의자의 신원을 특정해 낼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검사 출신인 법무법인 한강 파트너스 장우진 변호사 역시 “상대방의 트위터 아이디와 팬슬리 아이디가 확인된 상태라면, 수사기관을 통해 신원 특정이 가능합니다. 트위터와 팬슬리는 수사기관의 공식 요청에 대해 계정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가 있으며, 워터마크로 남은 아이디는 가해자를 특정하는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라며 추적 가능성을 높게 봤다.


경찰 사이버수사대의 디지털 포렌식 역량과 해외 플랫폼과의 국제 공조 수사가 활발해지면서 익명성에 기댄 범죄는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삭제와 처벌, 두 마리 토끼 잡는 '골든타임'


디지털 성범죄는 확산 속도가 생명이기에 초기 대응, 즉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이 가장 먼저 강조하는 것은 증거확보다.


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는 "이러한 사건은 증거 확보 타이밍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유포된 영상의 URL, 캡처본, 워터마크 정보 등을 즉시 보존해 두셔야 하며, 이 과정에서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시는 것이 결과에 큰 차이를 만듭니다"라고 강조했다.


증거를 확보했다면 즉시 '삭제 지원'과 '형사 고소'를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한대섭 변호사는 "국가 기관인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즉시 도움을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해당 기관은 국내외 불법 사이트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플랫폼 운영자에게 삭제를 요구하는 실무적인 절차를 무상으로 지원합니다."라고 안내했다.


고소장 제출과 삭제 지원 요청, 이 두 가지 절차를 신속하게 병행하는 것만이 끔찍한 피해의 사슬을 끊어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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