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블랙박스 증거에 성범죄 목적 시인…'감형 영향'은 미미할 듯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 블랙박스 증거에 성범죄 목적 시인…'감형 영향'은 미미할 듯
"우발적 범행" 주장 번복
결정적 물증 앞에 결국 자백으로 선회

장윤기 /연합뉴스
'여고생 살해범' 장윤기(23)가 범행 발생 2개월 만에 법정에서 범행 목적이 성범죄였음을 시인했다.
그동안 "자살을 결심하고 누군가를 데려가려 했다"라며 우발적인 범행을 주장해 왔으나, 검찰이 확보한 차량 블랙박스 영상 등 객관적인 증거가 제시되자 입장을 바꿨다.
사건 초기부터 성범죄 목적을 부인해 온 피고인 측의 주장은 결정적 증거가 공개되면서 설득력을 잃게 됐다.
우발적 범행 주장, 블랙박스 확인 후 입장 번복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오전 0시 10분께 전남광주 광산구 월계동의 인적이 드문 보행로에서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16)을 성폭행할 목적으로 납치하려다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장윤기는 현장에서 피해자를 도우려던 남학생(17)에게도 흉기를 휘둘렀으며,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베트남 국적의 여성에게 스토킹과 성폭행을 저지른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경찰 체포 이후 검찰 보완 수사를 거치기까지 장윤기는 줄곧 성폭행 의도를 부인하며 계획된 범행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1차 공판에서도 성범죄 목적을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당시 장윤기 측은 검찰이 보완 수사 과정에서 새로 확보한 차량 블랙박스 영상의 내용을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이후 장윤기는 변호인과 함께 해당 블랙박스 영상을 직접 확인한 뒤 태도를 변경했다. 블랙박스 안에는 성범죄 목적을 입증할 수 있는 정황이나 대화 등이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장윤기 측은 성범죄 목적을 인정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2차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다"라고 밝혔다.
계획 범죄 정황…재판부에 신청된 추가 증거들
사건을 심리한 광주지법 형사13부(이정호 부장판사)의 2차 공판에서 검찰은 장윤기의 범행이 계획된 성범죄임을 입증할 추가 증거들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장윤기의 차량에서 피해자를 결박하기 위한 용도로 추정되는 '케이블타이'가 확인된 현장 감식 영상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장윤기의 자취방에서 훼손된 형태로 발견된 성인용품 '리얼돌'에 대한 과학수사 보고서도 추가 증거로 신청된 상태다.
이처럼 객관적인 물증과 블랙박스 영상이 잇달아 제시되자 피고인 측이 기존 입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자백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장윤기의 범행 장면이 담긴 동영상 등 잔혹한 내용이 포함된 일부 증거에 대한 조사는 피해자의 사생활 보호 등을 이유로 비공개로 진행됐다.
공소사실 자백이 향후 판결에 미칠 영향
법적으로 피고인이 공판정에서 공소사실을 자백함에 따라, 재판부는 증거조사 절차를 간소화하는 간이공판절차를 통해 재판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자백만으로는 유죄를 선고할 수 없으므로 보강증거가 필수적인데, 본 사건의 경우 검찰이 신청한 블랙박스, 케이블타이, 과학수사 보고서 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어 유죄 인정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해석된다.
장윤기가 받는 '강간등살인' 혐의는 성폭력처벌법에 따라 법정형이 사형 또는 무기징역형으로만 규정되어 있는 극형 대상 범죄다.
피고인의 자백과 반성은 통상 양형에서 유리한 요소로 고려되지만, 판례의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자백이 감형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
범행의 잔혹성과 계획성이 명확하고, 미성년자 살해 및 추가 스토킹·성폭행 피해자가 존재하는 등 불리한 정상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장윤기의 아버지가 현직 중간 간부급 경찰관이라는 배경 속에서 담당 수사팀의 증거인멸 및 기밀 유출 의혹까지 불거져 사회적 파문이 확산하고 있는 만큼, 재판부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형량을 선택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