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폭행으로 맞고소 당했는데…2개월 뒤 받은 진단서, 증거 효력 있을까?
쌍방폭행으로 맞고소 당했는데…2개월 뒤 받은 진단서, 증거 효력 있을까?
신경외과·피부과 등 진료기록은 한가득…'나도 맞았다'는 상대방에 대한 대응 전략은

쌍방폭행 사건에서 사건 발생 후 시간이 지난 뒤 받은 진단서는 폭행과의 인과관계 입증이 관건이다. / AI 생성 이미지
쌍방폭행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A씨. 상대방을 고소했지만, 상대방 역시 '맞았다'며 A씨를 맞고소해 피의자 신분이 됐다.
사건이 벌어진 지는 약 2개월이 지났지만 머리 통증은 계속돼 통증의학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 그동안 쌓인 신경외과, 정형외과, 피부과 진료 기록만 한가득이다.
사건 두 달 뒤에 받은 진단서도 증거가 될 수 있을까? 산더미 같은 진료 기록은 어떻게 내야 효과적일까? A씨는 변호사들에게 실무적인 조언을 구했다.
사건 2개월 뒤 받은 상해진단서, 법적 효력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사건 발생 2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상해 진단서를 발급받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증거로서 효력을 인정받으려면 폭행과 현재의 통증 사이에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상해진단서를 발급받을 수는 있지만, 현재의 피해가 상대방의 가해 행위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는 인과관계 입증이 쟁점"이라고 지적했다.
이겨내 법률사무소 전용제 변호사도 "사건 발생 2개월 후이므로 진단서만으로 폭행과 현재 증상 사이의 인과관계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사건 직후부터 현재까지 증상과 치료가 이어졌다는 기록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법원은 사건 발생 시점과 진단서 발급 시점의 시간적 간격이 클수록 증명력을 판단하는 데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이 때문에 변호사들은 뒤늦게 받은 진단서는 핵심 증거보다는 피해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보조 자료로 활용하는 편이 낫다고 봤다.
진료기록, 그냥 내면 끝?…"시간순 요약표 만들어야 효과적"
그렇다면 여러 병원에서 받은 방대한 진료 기록은 어떻게 제출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단순히 자료를 묶어 내기보다, 수사관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정리하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여러 병원의 진료기록은 '진료기록 순서 정리표'를 작성하여 날짜순으로 정리하고, 핵심 소견이 담긴 부분에 형광펜 표시를 하여 제출하는 것이 수사관의 이해를 돕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경찰 수사팀장 출신인 법률사무소 새율 최성현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을 냈다. 최 변호사는 "수사관이 방대한 기록을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우므로, 진료일자와 병원명, 진단명, 주요 소견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요약표가 있는 자료가 실제로 훨씬 잘 반영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자료의 양보다 중요한 것은 사건 직후부터 현재까지 상해와 치료가 끊기지 않고 이어졌다는 '하나의 흐름'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나도 맞았다' 맞고소엔…"추측 말고 선후관계 입증해야"
상대방의 막연한 맞고소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도 주요 쟁점이다. 변호사들은 상대방의 피해를 섣불리 추측해 진술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변호사 서아람 법률사무소 서아람 변호사는 "상대방이 제출하지 않은 진단서나 피해내용을 추측해서 방어해서는 안 된다"며 "상대방이 먼저 어떤 행동을 했고 이에 본인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CCTV, 목격자 등 객관적인 자료와 연결하여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쌍방폭행 사건에서는 누가 먼저 공격을 시작했는지, 이후 행위가 방어의 범위를 넘었는지가 처벌 수위를 가르는 핵심이기 때문이다.
흉터나 색소침착에 대한 향후 치료비 자료 제출도 가능하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는 "향후 치료비 추정 자료는 장래에 발생할 손해를 입증하는 자료"라며 "처벌 수위를 결정하거나 추후 합의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확보해 두는 쪽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