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구급대원 폭행했다는데, 기억이 안 나요" "그 변명이 제일 좋지 못한 대응"
"술에 취해 구급대원 폭행했다는데, 기억이 안 나요" "그 변명이 제일 좋지 못한 대응"
변호사들 "'술에 취했다', '기억이 안 난다' 안 통한다"

술에 취해 구급대원을 상대로 난동을 부렸다는데, 자신은 정말 기억이 하나도 안 난다는 A씨. 이런 경우 어떻게 대응하는 게 좋을지 변호사에게 조언을 구했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와 관련 없는 참고용 이미지. /연합뉴스
"조사받으러 오셔합니다"
경찰에게서 연락을 받고 어안이 벙벙한 A씨. 오랜만에 친구들과의 거나한 술자리를 가졌던 건 기억이 나는데, 그 이후부터는 전혀 기억이 없다. 눈을 떴을 때는, 자신의 침대 위였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온몸이 멍든 것처럼 아팠다. 어디서 넘어졌나보다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갔는데, 경찰에게 들은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자신이 술을 마시고 집에 오다 계단에서 넘어졌고, 이를 본 행인의 신고로 119가 출동했다는 것. 그런데 문제는 그 이후였다. 자신이 구급대원을 상대로 난동을 부렸다는 것. 심지어는 주먹으로 얼굴을 때렸다고 했다. 기억이 전혀 없는 상태라 당황스럽지만, 경찰은 모든 장면이 담긴 CC(폐쇄회로)TV가 있다며 경찰서로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하는 상황이다.
이런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감도 잡히지 않는 A씨. 이에 변호사를 찾아 도움을 구했다.
A씨의 이야기를 들은 119구조ㆍ구급에 관한 법률 (119법) 또는 형법상 공무집행방해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봤다.
119법은 "누구든지 구급대원의 인명구조⋅응급처치 등의 활동을 방해해선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고(제13조) 이를 어길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한다(제28조). 공무집행방해 역시 직무를 집행하는 공무원에 대해 폭행 또는 협박한 사람에 대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다(형법 제136조).
그러면서 변호사들은 "기억이 안 난다"는 A씨의 말이 사실일지라도 혐의를 벗을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에스제이파트너스의 옥민석 변호사는 "CCTV 등 증거도 있기에, 혐의를 부인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억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진술은 책임을 회피하고 반성하지 않는다고 보일 수 있다"며 "이는 제일 좋지 못한 대응 방법"이라고도 지적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 역시 "술에 취했다는 변명도 받아들여질 사안은 아닌 듯하다"며 "(혐의를 인정하고) 합의 등에 집중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