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입자가 한밤중 도어록 열고 '침입'…'공동주거침입' 합의금, 얼마가 적정선일까?
전 세입자가 한밤중 도어록 열고 '침입'…'공동주거침입' 합의금, 얼마가 적정선일까?
피해자 "불면증 시달려" vs 가해자 "술김에 실수"… 변호사들 "죄질 가볍지 않아, 100만원부터 500만원 이상까지 다양"

한 밤중 A씨 집 현관문이 검은 그림자가 문턱을 넘어 들어왔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한밤중 도어록이 열리고 낯선 그림자가 현관에 드리웠다, 범인은 다름 아닌 전 세입자였다.
고요해야 할 자정, 디지털 도어록 해제음이 울리고 현관문이 스르륵 열렸다. 문턱 너머로 침입한 그림자는 집 안을 살피다 인기척에 놀라 황급히 달아났다. 평온했던 일상은 순식간에 공포로 물들었다. 피해자 A씨는 그날 이후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다. 범인은 바로 이 집에 살았던 전 세입자였다.
CCTV 속 두 개의 그림자…'공동주거침입' 혐의 무게
경찰에 신고한 A씨는 CCTV를 통해 범인이 남녀 두 명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곧이어 범인의 신원도 특정됐다. 이 집에 살았던 전 세입자 B씨와 그의 여자친구였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술김에 그랬다"며 범행을 시인했지만, "여자친구는 2층 집까지 올라오지 않았다"며 일부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두 사람이 함께 범행을 계획했다면 여성의 실제 침입 여부와 무관하게 '공동주거침입'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백지은 변호사(법률사무소 가온길)는 "두 명의 피의자가 있는 상황이라면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주거침입에 해당해 일반 주거침입보다 가중 처벌된다"고 설명했다. 단순 주거침입죄(형법 제319조)는 3년 이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이지만, 공동주거침입은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될 수 있어 죄질이 훨씬 무겁다.
"벌금 500만원? 합의금 100만원?"…변호사들의 각기 다른 저울질
가해자 측이 합의 의사를 밝혀오면서 A씨는 새로운 고민에 빠졌다. 대체 얼마를 받아야 제대로 된 피해보상을 받는 것일까. 변호사들의 의견은 100만원부터 500만원 이상까지 폭넓게 갈렸다.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는 "정신적 피해와 침입 의도성을 고려할 때 200만~300만원 선이 적절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다수의 변호사들이 통상적인 합의금으로 100만~300만원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는 최소한의 기준일 뿐이다. 이재성 변호사(법률사무소 장우)는 "만약 절도 등 다른 범죄 목적이 있었다면 500만원 이하로 합의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침입 목적을 먼저 명확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해자의 태도와 반성 정도, 피해자의 정신적 고통(불면증 등) 수준에 따라 합의금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합의 결렬 시 '민사소송' 카드…"끝까지 받아낼 수 있다"
만약 가해자가 혐의를 계속 부인하거나 터무니없는 합의금을 제시하며 시간을 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부 변호사들은 형사 절차와 별개로 '민사소송'이라는 강력한 카드를 꺼내 들 것을 주문했다.
김준성 변호사(법무법인 공명)는 "민사소송을 통해 위자료 판결을 받아두면 '집행권원(강제로 채무를 이행시킬 수 있는 권리)'을 확보하게 된다"며 "이를 통해 가해자의 재산을 추적해 강제집행을 할 수 있고, 10년마다 시효를 연장하며 끝까지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합의가 원만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형사 고소는 그대로 진행해 처벌을 구하면서 동시에 민사소송으로 금전적 피해 회복을 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