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행유예 끝났는데…” 7년 도피 보이스피싱범의 착각, 변호사들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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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끝났는데…” 7년 도피 보이스피싱범의 착각, 변호사들 경고

2025. 12. 19 14:2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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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행유예 기간 중 동종 재범, 유예기간 지났어도 '재차 집행유예 불가'…법조계 '자수·피해회복'이 유일한 감형의 길

보이스피싱 집행유예 중 재범 후 7년간 해외 도피한 남성은 가벼운 처벌을 기대했으나, 전문가들은 실형 및 가중 처벌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집행유예 중 또 보이스피싱 후 7년 도피…귀국 앞둔 범인의 물음에 변호사들 '실형 못 피한다' 한목소리


보이스피싱 범죄로 법원으로부터 한 번의 선처를 받았지만, 집행유예 기간에 또다시 같은 범죄를 저지르고 7년간 해외로 도피한 남성. 그는 이제 “집행유예 기간도 끝났으니 벌금형 정도로 끝나지 않을까”라는 마지막 희망을 품고 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실형을 피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집행유예 끝났으니 괜찮다? 돌이킬 수 없는 착각”


2018년 ‘전기통신금융사기 특별법’ 위반으로 3개월 구속됐다가 집행유예로 풀려난 A씨. 그는 석방되자마자 같은 범죄에 다시 손을 댔다. 수사망이 좁혀오자 해외로 도피했고, 7년째 기소중지자 신분으로 해외에 머물고 있다.


A씨는 자신의 집행유예 기간이 이미 끝났다는 점에 기대를 걸었다. 하지만 그의 기대는 법리적으로 ‘착각’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법무법인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현재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집행유예 종료 후 재범이 아니라,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라고 못 박았다.


대법원 판례(2017도17083)는 집행유예 기간 중에 저지른 범죄에 대해서는, 설령 재판 시점에 유예기간이 지났더라도 또다시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A씨가 기대했던 ‘한 번 더 선처’의 문은 법적으로 닫혀있는 셈이다.


“변호사 10명 중 9명, ‘실형 가능성 매우 높다’”


A씨의 사연에 답변한 변호사 10명 중 9명은 ‘실형 선고’ 가능성을 압도적으로 높게 봤다. 이론상 가능성을 열어둔 1명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전원이 실형을 예상한 것이다.


법률사무소 가온길의 백지은 변호사는 “집행유예 동종 전과가 있고, 누범기간 중이므로 실형 선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단언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도 “벌금형으로 방어하지 못하면 상당기간 실형 선고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특히 보이스피싱 범죄는 법원이 매우 중하게 다루는 범죄다. 여기에 ‘집행유예 기간 중 재범’이라는 점, ‘수사를 피해 7년간 해외 도피’라는 점은 양형(형벌의 정도를 정하는 것)에 치명적인 불리한 요소로 작용한다.


엎친 데 덮친 격…‘도피’와 ‘집행유예 실효’라는 족쇄


A씨의 발목을 잡는 것은 단순히 이번 범죄에 대한 처벌만이 아니다. ‘집행유예 실효’라는 더 큰 족쇄가 기다리고 있다. 형법 제63조에 따르면 집행유예 기간 중 저지른 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면, 과거에 유예됐던 형의 선고가 되살아난다.


박성현 변호사는 “집행유예가 실효되면서 원래 선고받았던 형을 복역해야 할 가능성이 크고, 새롭게 저지른 범죄에 대한 처벌도 별도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A씨는 이번 재범에 대한 죗값은 물론, 2018년에 선처받았던 징역형까지 모두 살아야 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수사를 피해 해외로 도피했다는 점, 장기간 기소중지 상태로 있었다는 점”을 특히 불리한 요소로 꼽았다. 법원이 재판을 회피하려는 시도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래도 남은 한 줄기 빛…‘자수’와 ‘피해 변제’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길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은 ‘자진 귀국을 통한 자수’와 ‘피해자들에 대한 피해 회복 노력’을 유일한 감형 전략으로 제시했다.


조기현 변호사는 “반드시 귀국 전에 변호사를 선임해서 귀국 일정을 조율하고 입국 시 공항에서부터 변호사 조력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귀국과 동시에 공항에서 체포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기 위한 치밀한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재헌 변호사는 “피해 변제를 통한 합의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으며, 김경태 변호사 역시 “자진 귀국하여 재판을 받으려 한다는 점”이 그나마 기댈 수 있는 유리한 정상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스스로 법의 심판대 위에 올라 진심으로 반성하고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려는 노력을 보일 때, 비로소 실낱같은 감형의 희망이라도 잡을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공통된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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