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가려움' 사건, 공연음란죄 유무죄 가를 '결정적 한방'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도서관 '가려움' 사건, 공연음란죄 유무죄 가를 '결정적 한방'은?

2025. 11. 13 17:2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성적 의도 없었다는 주장과 혐의 인정 현실론 팽팽…CCTV·목격자 진술에 쏠린 눈

도서관에서 가려운 곳을 긁다 공연음란죄로 신고당한 남성의 사건이 논란이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도서관서 긁었을 뿐인데 '공연음란' 날벼락…유무죄 가를 '결정적 한 방'은?


도서관에서 가려운 곳을 긁었을 뿐인데, 성범죄자로 몰렸다. 한 남성의 사소한 행동이 공연음란죄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긁었나, 자위했나…CCTV 사각지대서 벌어진 진실 공방


사건은 지난 10월 한 공공도서관에서 벌어졌다. 시민 A씨는 열람실 밖에서 휴식을 취하다 사타구니에 참을 수 없는 가려움을 느꼈다. 주위를 살핀 뒤 바지 안으로 손을 넣어 몇 차례 긁은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이 장면을 본 누군가가 A씨를 '자위행위'를 한 것으로 오인해 경찰에 신고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게 A씨는 "자위행위가 아니며 성기를 노출한 적도 없다"고 필사적으로 해명했다.


그러나 경찰은 "가려웠다는 진료 기록도 없는데, 자위행위가 아니란 걸 어떻게 증명하느냐"며 그를 압박했다.


"무죄" vs "기소유예"…변호사들의 엇갈린 생존 전략


벼랑 끝에 몰린 A씨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의 해법은 극명하게 갈렸다. 다수 변호사들은 '무혐의'를 주장하며 적극적인 방어를 주문했다. 김경태 변호사는 "범행 의도가 있었다면 도주했을 텐데 오히려 신원을 밝히고 해명한 점, 전과가 없는 점 등을 들어 성적 의도가 없었음을 일관되게 주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혐의를 인정하고 선처를 구해야 한다는 현실론도 만만치 않다. 김준성 변호사는 "수사기관은 '가렵다'는 변명을 신뢰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혐의를 부인하다 자칫 괘씸죄가 적용될 수 있어, 차라리 혐의를 인정하고 신고자와 합의해 기소유예(검사가 여러 조건을 고려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를 노리는 것이 현실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운명 가를 '결정적 한 방'…객관적 증거의 무게


사건의 향방은 결국 객관적 증거와 진술의 신빙성 싸움으로 귀결될 전망이다. 전직 검사 출신 서아람 변호사는 목격자 진술이 핵심 변수라고 지적했다.


그는 "CCTV 영상이 결정적이지만, 행위가 명확히 찍히지 않았다면 목격자 진술의 신빙성이 유무죄를 가를 것"이라며 "과거 유사 사건에서 '이전에도 비슷한 행동을 봤다'는 다른 목격자의 증언이 유죄의 근거가 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누구의 말이 더 믿을 만한지에 따라 운명이 갈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음란'의 깐깐한 잣대, 법원은 어떻게 판단하나


이번 사건의 법적 쟁점은 A씨의 행위가 형법 제245조 '공연음란죄'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음란한 행위'란 "일반 보통인의 성욕을 자극하여 성적 흥분을 유발하고 정상적인 성적 수치심을 해하여 성적 도의관념에 반하는 행위"로, 행위자의 '성적 의도'가 핵심 판단 기준이다.


법무법인 대환 김상훈 변호사는 "성기 노출이 없었다는 점을 강력히 주장하며, A씨의 행위가 형사처벌 대상인 '음란 행위'가 아닌 경범죄처벌법상 '불쾌감 유발' 수준에 그친다는 법리적 변론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섣부른 자백이나 감정적 대응을 피하고 법률 전문가와 차분히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의심의 시대'가 낳은 씁쓸한 자화상…사회적 경종


이번 사건은 누구나 잠재적 가해자로 의심받을 수 있는 '의심의 시대'가 낳은 씁쓸한 단면을 보여준다. CCTV와 스마트폰 촬영이 일상화된 사회에서 사소한 오해가 한 개인의 삶을 어떻게 파괴할 수 있는지 경고하는 것이다. 법원이 '성적 의도'라는 주관적 요소를 어떻게 객관적 증거로 판단해 나갈지, 이번 사건의 결론에 사회적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