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열어본 통장…이모들이 숨긴 '2천만원'과 부풀린 '장례비'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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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열어본 통장…이모들이 숨긴 '2천만원'과 부풀린 '장례비'의 진실

2025. 10. 18 14:24 작성
김혜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hj.kim@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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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부당이득·유류분 동시 소송 가능…'안 날' 입증이 승패 가를 것"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6년 만에 열어본 외할아버지의 통장. 그 안에선 이모들 계좌로 몰래 빠져나간 '2천만원'과 부풀려진 '장례비'의 흔적이 고스란히 발견됐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묻힐 뻔했던 상속 재산의 진실을 찾기 위한 한 가족의 뒤늦은 법적 다툼이 시작됐다.


사건은 6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할아버지의 임종이 가까워지자 이모 두 명은 글쓴이의 어머니에게 다급히 인감도장을 요구했다.


외할아버지 명의의 집을 빨리 팔아야 한다며, 거절하면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하겠다고 압박했다. 당시 어머니는 뇌 질환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판단이 어려운 상태였고, 결국 전후 사정을 제대로 살피지 못한 채 인감을 건넸다.


집을 판 이모들은 어머니 몫의 상속금 일부만 먼저 건네며 “장례식 비용과 병원비를 정산한 뒤 나머지를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 후로 감감무소식이었다. 모든 서류는 이모들이 독점한 상태였고, 글쓴이와 어머니는 외할아버지의 재산 처분 과정에서 철저히 소외됐다.


통장 속 '2천만원' 이체 기록, 6년 만에 드러난 진실의 조각들

최근에서야 의심스러운 정황들이 수면 위로 떠 올랐다. 글쓴이가 거동이 불편한 어머니를 모시고 은행과 기관을 직접 돌며 자료를 뗀 결과, 이모들이 주장한 장례·병원비 내역과 실제 영수증 금액이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심지어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몇 달 전, 이모들 계좌로 2천만 원이 이체된 내역까지 발견했다.


이모들은 오히려 “생전에 어머니가 외할아버지에게 1억 원을 빌려 갔다”고 주장하며 맞섰다. 하지만 글쓴이가 확보한 계좌 내역에 따르면, 어머니는 외할아버지에게 4천만 원을 빌린 뒤 오히려 5천만 원을 상환한 기록이 남아 있었다.


현금으로 따로 드린 돈까지 고려하면 채무는 이미 변제하고도 남는 상황이었다.


부풀린 장례비는 '부당이득', 몰래 준 2천만원은 '유류분'...무엇이 다른가?

이 사건의 법적 쟁점은 크게 ‘부당이득’과 ‘유류분’ 두 가지로 나뉜다.


부당이득은 법률상 원인 없이 타인의 재산으로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경우, 그 이익을 반환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이모들이 장례비 등을 부풀려 실제보다 더 많은 돈을 가져갔다면 바로 이 부당이득에 해당한다.


반면 유류분은 고인(피상속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법에 따라 상속인에게 보장되는 최소한의 상속 지분이다.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이모들에게만 2천만 원을 증여해 다른 상속인인 어머니의 몫이 줄었다면, 이 줄어든 몫을 되찾기 위해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장례비 부풀렸다면 명백한 부당이득...10년 안에만 잡으면 된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모들이 실제 비용을 초과해 임의로 가져간 돈은 명백한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입을 모은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이모들이 주장한 금액과 실제 영수증 금액의 차액이 바로 이모들이 반환해야 할 부당이득”이라며 “확보한 영수증이 결정적인 증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은 일반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된 때로부터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된다. 따라서 6년이 지난 현시점에서도 소송을 제기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법무법인 쉴드 이진훈 변호사는 “장례·병원비 과다공제, 상속재산 매각대금 초과취득분은 유류분이 아니라도 민법 741조의 부당이득에 해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안 날로부터 1년'의 마법...6년 전 증여도 이제 와 단죄하는 '유류분'

더 큰 쟁점은 ‘유류분’이다. 유류분 반환 청구는 상속이 시작되고 증여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안에 행사해야 한다. 이모들은 이미 6년이 지나 유류분 소송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상황은 다르다. 글쓴이 측은 최근 은행 조회를 통해 2천만 원 증여 사실을 처음 알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심의 심규덕 변호사는 “최근 은행 조회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므로 1년의 제척기간(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정해진 기간) 적용 시점이 최근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즉, 글쓴이 측은 지금부터 1년 안에 이모들이 몰래 받아 간 2천만 원에 대해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증거로 압박하고 동시 소송"...가족 간 상속 분쟁, 예방이 최선

변호사들은 부당이득반환청구와 유류분반환청구를 함께 제기하는 ‘병합 소송’을 최적의 전략으로 꼽았다. 우선 내용증명을 보내 정확한 정산 자료 공개를 요구하며 압박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곧바로 소송에 돌입하라는 것이다.


소송의 승패는 결국 매매계약서, 입출금 내역, 영수증 등 객관적 자료 확보에 달렸다.


전문가들은 상속 재산 분할 시 모든 상속인이 참여한 가운데 투명하게 정산 내역을 공유하고, 상속재산분할협의서를 반드시 작성해 공증받아 두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한다.


이번 사건은 가족 간 신뢰를 악용한 상속 재산 빼돌리기가 어떻게 법의 심판을 받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상속 분쟁이 급증하는 가운데, 투명한 재산 정리와 기록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묻힐 뻔했던 6년 전의 진실. 통장 기록에 남은 숫자들이 고인의 마지막 재산이 정당한 주인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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