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수치심'에서 '성적 불쾌감'으로 바뀐다
'성적 수치심'에서 '성적 불쾌감'으로 바뀐다
대법 양형위 "피해자가 부끄러운 마음 가져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 줄 수 있어"
만 13세 이상 대상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주거침입 등 강간' 권고 형량도 높여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은 특별감경인자에서 제외

지난 2일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제116차 전체회의를 열고 '성적 수치심'을 '성적 불쾌감'으로 용어를 변경하는 등 성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의결했다. /연합뉴스
"피해자가 상당한 성적 수치심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성범죄 혐의를 다룬 형사 판결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표현이다. '다른 사람이 자신을 결점 있는 사람으로 바라본다고 여길 때 생기는 정서'라는 뜻의 수치심.
이 표현에 대해 "성적 수치심은 성폭력 피해자의 다양한 심리적 반응 중 아주 작은 부분을 나타낼 뿐"이라며 "성적 침해에 대한 감정은 다양하다"는 지적이 나온 끝에 변화가 생겼다.
앞으로 성범죄의 양형에서 고려되는 '성적 수치심'은 '성적 불쾌감'으로 용어가 바뀐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제116차 전체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성범죄 양형기준 수정안을 확정했다고 지난 3일 밝혔다. 양형위는 의견조회 및 행정예고 등의 절차를 거쳐 오는 7월 4일 제117차 회의에서 수정안을 최종 의결할 방침이다.
양형위 측은 "성적 수치심이라는 용어는 과거의 정조 관념에 바탕을 둔 용어"라며 "성범죄 피해자가 부끄럽고 창피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고 이번 용어 변경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 밖에도 양형위는 만 13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친족관계에 의한 강간', '주거침입 등 강간', '특수강간'의 권고 형량을 '6개월에서 1년' 정도씩 높였다. 양형위가 권고하는 형량 기준은 일선 법관이 형을 정할 때 참고하는 것으로 이 기준에서 벗어나면 판결문에 그 사유를 적어야 한다.
△감경 기준은 징역 3년~5년 6개월에서 3년 6개월~6년 △가중 기준은 징역 6년~9년에서 7년~10년으로 바뀐다. △기본 기준은 징역 5년~8년으로 기존과 동일하다.
또한 성폭행뿐 아니라 강제추행에 대한 권고 형량도 높아졌다. 만 13세 이상을 대상으로 한 '친족관계에 의한 강제추행'과 '특수강제추행'의 △감경 기준은 징역 1년 6개월~3년에서 2년 6개월~4년 △기본 기준은 징역 2년 6개월~5년에서 3년~6년 △가중 기준은 징역 4년~7년에서 5년~8년으로 늘었다.
'주거침입 등 강제추행'의 △감경 기준 역시 1년 6개월~3년에서 3년 6개월~5년 △기본 기준은 2년 6개월~5년에서 4년~7년으로 △가중 기준은 4년~7년에서 6년~9년으로 더욱 높아졌다.
가중 처벌 요소인 '범행에 취약한 피해자'의 범위도 확대됐다. 군대뿐 아니라 체육단체 등 위계질서가 강조되고, 지휘⋅감독⋅평가 관계로 인해 상급자의 성범죄에 저항하기 어려운 상황의 피해자도 포함됐다.
특별감경인자의 경우엔 '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이 삭제됐다. '실질적 피해 회복(공탁 포함)' 역시 제외되면서 '피해자의 처벌 불원'만 남게 됐다.
단, 양형위는 만 13세 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일반 성폭행 범죄의 권고 형량은 줄였다. △감경 기준은 징역 3년~5년 6개월에서 2년 6개월~5년 △기본 기준은 5년~8년에서 4년~7년으로 줄었다. △가중 기준은 6년~9년으로 기존과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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