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 3개월 만에 남편 범죄 '공범' 몰린 아내…경찰 '무혐의' 뒤집은 검찰
혼인 3개월 만에 남편 범죄 '공범' 몰린 아내…경찰 '무혐의' 뒤집은 검찰
남편 금융거래에 계좌 빌려줬다 컴퓨터사용사기 피의자로…경찰 불송치에도 검찰 재수사 요청, 혼인취소·스토킹 고소까지 겹쳐 '사면초가'

결혼 100일 만에 남편의 금융 범죄에 연루돼 피의자가 된 여성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도 불구하고 검찰의 재수사 요청으로 기소 위기에 처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결혼 100일 만에 남편의 금융 범죄에 연루돼 피의자로 전락한 한 여성의 기막힌 사연이다.
인생의 동반자라 믿었던 남편이 알고 보니 수상한 금융 거래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었다. 혼인신고 3개월 반 만에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곧장 혼인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별거에 들어갔다.
그러나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남편의 범죄에 A씨 자신의 통장이 사용됐다는 이유로, 그녀는 한순간에 '컴퓨터등사용사기' 혐의의 피의자가 되어버렸다.
"아내는 무관" 경찰 판단 뒤집은 검찰의 '재수사'
사건 초기, 경찰의 시선은 A씨에게 호의적이었다. 지난 6월 경찰 조사 당시, A씨와 동행한 남편은 "아내는 이 일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진술했다. 담당 수사관 역시 "아내분은 연관이 없어 보인다"며 남편만 조사하는 것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이후 경찰은 증거불충분으로 사건을 불송치(검찰에 넘기지 않음) 결정하며 A씨의 억울함이 풀리는 듯했다.
하지만 반전은 지난 11월 검찰에서 터져 나왔다. 검찰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의문을 제기하며 '재수사'를 요청한 것이다. 결국 사건은 다시 경찰을 거쳐 검찰로 송치됐고, 현재 검사가 직접 사건을 들여다보는 '수사중' 단계에 이르렀다.
법무법인 LKB평산의 정다미 변호사는 "경찰의 판단과 달리 검사가 사건기록을 보고 수사가 미진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이후 기소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 역시 "담당 경찰은 혐의가 없다고 봤으나 검사는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스토킹 고소한 남편, 협조 구할 수도 없는 '딜레마'
A씨의 상황을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것은 남편과의 관계다. 별거 이후 남편의 끊임없는 연락과 협박, 조롱에 시달린 A씨는 그를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각각 고소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자신을 범죄 혐의에서 벗어나게 해줄 유일한 열쇠를 쥔 남편에게 오히려 법적으로 접근조차 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A씨는 "저에게 고소당한 상황이니 남편이 이 사건 해명에 협력해줄 것 같지 않다"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일단 수사관님께 문자로 문의를 드린 상황"이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형사 사건의 진실을 밝혀줄 핵심 인물이, 동시에 A씨를 괴롭히는 또 다른 사건의 가해자인 셈이다.
"골든타임 놓치지 말라"…변호사들 '총력 대응' 한목소리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즉각적인 법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검찰 단계에서 무혐의를 입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기현 변호사는 "검사가 기소해버리면 재판에서 무죄를 받는 것은 훨씬 더 어렵다"며 "우리나라에서 검사가 기소한 사건의 무죄율은 3%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변호사들은 구체적인 대응 방안으로 ▲즉시 변호인을 선임해 수사기록 확보 및 혐의 내용 파악 ▲범죄에 가담할 의도(고의)가 없었음을 입증할 객관적 자료 제출 ▲남편의 보복성 고소 가능성 주장 등을 제시했다.
김경태 변호사는 "사기죄의 구성요건인 기망행위와 고의성이 없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경찰 수사 단계에서 불송치 결정이 났던 점, 현재 진행 중인 스토킹 고소 사건 등을 통해 남편과의 관계가 악화된 상황임을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김일권 변호사는 "검찰의 재수사 요청 내용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해 확인한 후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