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사망 후 나타난 '유령 배우자', 내 전세금은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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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사망 후 나타난 '유령 배우자', 내 전세금은 어디에?

2026. 06. 02 10:5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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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두절 외국인 배우자의 상속권에 묶인 전세금… 법조계 해법은?

아버지 사망 후 서류에만 존재하는 외국인 배우자가 나타나 상속 1순위가 되면서 전세보증금 반환이 막혔다. / AI 생성 이미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서류에만 존재하는 외국인 배우자가 나타나 상속 1순위가 됐다. 이로 인해 아버지가 남긴 전세보증금마저 묶여 버린 가족.


집주인은 "상속인이 누군지 몰라 못 준다." 버티고, 시간은 새 계약일인 6월 12일을 향해 흐른다.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 법률 전문가들의 해법을 들어본다.


아버지 서류 속 '낯선 이름', 법적 상속 1순위였다


최근 아버지를 여읜 A씨는 황망한 사실을 마주했다. 아버지의 서류를 정리하던 중, 생전 처음 듣는 외국인 배우자가 호적에 올라 있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과거 아버지가 “사업차 중국에서 일을 하며 필요 상 호적에 올리셨다”며 “연락이 되지 않아 이혼이 어렵다”고 말했던 기억이 스쳐 지나갔다. A씨와 남동생, 단 두 명의 자녀만 있는 줄 알았던 상속 관계에 예상치 못한 변수가 등장한 순간이었다.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서류상 배우자의 법적 상속인 지위를 인정했다. 법무법인 태림 서영은 변호사는 “단순히 연락이 되지 않거나 오랫동안 함께 살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배우자의 상속권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라고 지적했다.


법률사무소 송지의 배성권 변호사 역시 “실제로 함께 생활하지 않았더라도 혼인관계가 법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다면 배우자는 상속권을 가집니다”라고 못 박았다.


실제 동거 여부와 무관하게, 법률상 혼인관계가 유지되고 있다면 배우자는 자녀와 함께 공동상속인이 된다는 의미다.


'전세금 반환' 놓고 집주인과 충돌…누구 말이 맞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버지가 살던 집의 전세보증금 반환 문제까지 터져 나왔다. 해당 전세금은 A씨의 할머니가 마련해 준 돈으로, 요양원에 있는 할머니의 여생을 위한 비용으로 쓸 계획이었다. 하지만 집주인은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오는 6월 12일이 다가오는데도 보증금 반환을 거부했다.


집주인의 반환 거부를 두고 변호사들의 의견은 둘로 나뉘었다.


로버스 법률사무소 신은정 변호사는 “해당 전세금은 법적으로 상속재산이므로 상속인 전원의 합의서 없이는 집주인이 임의로 할머니나 일부 상속인에게 반환할 수 없습니다”라며 집주인의 거부가 적법하다고 봤다.


모두로 법률사무소의 한대섭 변호사 역시 “집주인 입장에서는 권리를 가진 상속인 전원의 합의서가 없는 상태에서 일부 상속인에게만 보증금을 반환했다가 훗날 다른 상속인으로부터 이중 지급 청구를 당할 위험을 안게 됩니다”라며 집주인의 조치가 타당하다고 분석했다.


반면, 법무법인 포커스 이병주 변호사는 “임대차 기간이 만료되면 새 임차인 확보 여부와 관계없이 보증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습니다”라며 집주인의 거부가 법적으로 정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보증금반환채권은 성질상 불가분채권으로 보아 임대인은 상속인(공동임차인) 중 1인에게 전액 반환할 수 있고, 이를 이유로 “상속인 전원 동의가 없어서 못 준다”는 식의 거절은 정당화되기 어렵습니다”라고 설명하며, “다만 임대인이 누구에게 지급해야 하는지 과실 없이 알기 어렵다고 보면 채권자 불확지 공탁으로 처리하는 사례도 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꼬인 실타래 푸는 두 가지 길, '혼인무효'와 '재산관리인'


결국 모든 문제의 근원인 '연락두절 배우자'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 해법을 제시했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혼인무효 소송’이다.


법무법인 포커스 이병주 변호사는 아버지의 생전 발언을 근거로 “아버지께서 '사업상 필요로 호적에 올렸다'고 하셨다면, 진정한 혼인 의사가 없었음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라며 “상대방 소재가 불명인 경우 공시송달을 통해 소송 진행이 가능하며, 혼인무효가 확정되면 외국인 배우자는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됩니다”라고 조언했다.


혼인 자체가 무효가 되면 상속인 지위도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 된다는 설명이다.


다른 방법으로는 법원을 통해 대리인을 세우는 절차가 있다. 법무법인 인화 김명수 변호사는 배우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의 해결책으로 '배우자에 대한 부재자재산관리인을 선임해 달라'고 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여 재산관리인을 선임하도록 한 후, 해당 재산관리인을 상대로 상속재산분할심판을 제기하여 해당 소송절차내에서 상속지분대로 분할하든, 아니면 망자의 자녀들만 상속받는 것으로 정하는 하셔야 할 것입니다”라고 상세히 설명했다.


법원이 선임한 재산관리인이 외국인 배우자를 대신해 상속재산분할 협의에 참여하게 하는 방식이다.


"지금 당장 해야 할 일"… 3개월의 시간과 내용증명


전문가들은 복잡한 소송에 앞서 당장 시급히 처리해야 할 일들을 지적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상속포기 또는 한정승인 기한 확인이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최동준 변호사는 “상속 포기는 상속 개시를 안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가정법원에 신고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하며 기한 준수를 경고했다. 이 기간이 지나면 아버지의 모든 재산과 빚을 그대로 물려받는 '단순승인'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집주인을 상대로 한 법적 조치도 주문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가장 시급한 조치는 사망진단서, 주민등록말초등본, 가족관계증명서를 지참하여 임대인에게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오는 계약일에 맞춰 상속인들에게 전세자금을 전액 반환하라는 법무법인 명의의 내용증명을 발송하는 것입니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내용증명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할 내용으로 “내용증명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반환을 거부할 경우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과 함께 6월 12일 이후부터 발생하는 지연손해금을 청구하겠다는 내용을 명시하셔야 합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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