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 불이익 없다'는 말 믿었다가…공무원 당연퇴직의 함정
'퇴직금 불이익 없다'는 말 믿었다가…공무원 당연퇴직의 함정
'경력 삭제'는 오해, 핵심은 '퇴직급여 감액'…변호사 엇갈린 답변, 법 조항으로 종결

현행 공무원연금법은 재직 중 사유로 금고형을 받으면 퇴직급여를 최대 절반까지 감액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해임 상태의 공무원이 소청심사에서 구제받더라도, 형사재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법률에 따라 자동으로 공무원직을 잃는다.
이때 경력이 삭제될 것이라는 우려는 오해였지만, 정작 퇴직금 감액이라는 치명적 결과를 두고 변호사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한쪽은 '불이익이 없다', 다른 쪽은 '절반까지 깎인다'고 진단했다. 누구의 말이 맞을까? 법률 규정과 전문가 조언을 통해 당연퇴직의 모든 것을 파헤친다.
"경력 삭제는 없다"…징계와 당연퇴직은 별개의 트랙
해임 처분을 받고 소청심사와 항소심을 동시에 앞둔 한 공무원은 "소청에서 정직으로 바뀌고, 항소심에서 당연퇴직에 해당하는 형이 유지되면 경력이 삭제되느냐"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징계'와 '당연퇴직'은 별개의 절차이며, 경력 삭제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베테랑 오승윤 변호사는 "해임파면은 공무원에 대한 징계이고 당연퇴직은 일정 사유를 갖춘 경우 당연히 퇴직하게 되는 것으로써, 둘은 원칙적으로 서로 별개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징계 처분이 소청심사를 통해 감경되더라도, 별개로 진행되는 형사재판에서 국가공무원법상 당연퇴직 사유인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그 즉시 공무원 신분이 자동 상실된다는 것이다.
오 변호사는 "그 전의 근무 경력이 삭제되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덧붙여 경력 삭제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켰다.
"괜찮다" vs "깎인다"…퇴직금 둘러싼 변호사들의 정반대 진단
진짜 문제는 '퇴직급여'에서 터져 나왔다. 이 지점에서 변호사들의 의견이 극명하게 갈렸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조기현 변호사는 퇴직금에 불이익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징계가 경감된 후 항소심에서 당연퇴직에 해당하는 형이 유지되면 당연퇴직되지만, 공무원으로 근무한 경력도 모두 인정되고 퇴직금에도 불이익이 없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진단에 따르면, 형사처벌로 공무원직을 잃더라도 퇴직금은 온전히 보전받을 수 있다.
하지만 법무법인 세영 김차 변호사는 정반대의 경고를 내놨다. 김 변호사는 "공무원연금법령에 의하면 재직 중의 사유(직무와 관련이 없는 과실로 인한 경우 등 제외)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어 당연퇴직된 경우에는, 퇴직급여의 1/4(재직기간 5년 미만) 또는 1/2(재직기간 5년 이상), 퇴직수당의 1/2을 감액하도록 하고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범죄의 내용과 재직 기간에 따라 퇴직금의 최대 절반까지 깎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엇갈린 진단, 법 조항으로 종지부를 찍다
이처럼 전문가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법률 규정은 '퇴직금 감액'을 명시하고 있어 김차 변호사의 주장에 힘을 싣는다.
제공된 법적 분석 자료에 따르면, 공무원연금법 제64조 제1항은 '재직 중 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퇴직급여 및 퇴직수당 일부를 감액하도록 규정한다. 이는 조기현 변호사의 '불이익 없다'는 답변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결국 현행법상 형사처벌로 당연퇴직되면 퇴직급여 감액이라는 불이익을 피하기 어렵다는 결론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두 개의 재판에서 모두 최선의 결과를 얻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기현 변호사는 "소청 또는 행정소송을 통해 징계를 경감시켜야 함은 물론 항소심에서 직을 유지할 수 있는 형을 받도록 대응해야 합니다"라며 "질문자님 사안은 형사 방어 및 행정쟁송 대응을 위해 변호사 조력이 필요하며, 조력하는 변호사의 역량이 매우 중요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엇갈리는 정보 속에서 정확한 법률에 근거한 대응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