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증보험 미승인시 계약 무효" 특약 믿었는데…임대인 세금 체납으로 보증보험 가입 거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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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증보험 미승인시 계약 무효" 특약 믿었는데…임대인 세금 체납으로 보증보험 가입 거절돼

2025. 12. 18 11:0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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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인 과실로 보증보험 가입이 막히자 발을 동동 구르는 임차인…변호사들 "내용증명으로 계약 해지 통보부터" 한목소리

'보증보험 미승인 시 계약 무효' 특약에도 임차인은 집주인의 세금 체납으로 보험 가입이 거절돼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처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이 특약만 믿었는데…" 집주인의 세금 체납 사실 하나에, 수억 원의 전세 보증금이 공중분해될 위기에 처했다.


'안전장치'인 줄 알았던 특약이 '덫'으로 돌변했다. 전세 계약서에 '보증보험 미승인 시 계약은 무효'라는 특약을 넣고 안심했던 한 임차인이 임대인의 세금 체납으로 보증보험 가입이 거절되면서 보증금을 떼일 위기에 처한 것이다. 믿었던 '안전장치'가 무용지물이 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럴 때일수록 임차인이 자신의 권리를 명확히 주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계약은 무효"… 특약이 가장 강력한 무기


사연의 주인공인 임차인 A씨는 주택임대사업자인 집주인과 오피스텔 전세 계약을 맺었다. 계약서에 찍힌 '계약 무효' 특약 네 글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그 안도는 오래가지 못했다.


계약 당시 "임대인의 보증보험 가입이 미승인될 경우 계약은 무효로 하고,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반환한다"는 특약을 명시했다. 하지만 집주인의 국세 미납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보증보험 가입은 불가능해졌다. A씨는 이미 이사를 와서 살고 있는 상황. 당장 집을 빼기도, 보증금을 돌려받기도 막막한 상황에 부닥쳤다.


법률 전문가들은 계약서의 특약 조항이 A씨를 보호할 가장 강력한 법적 근거라고 분석한다. 법률사무소 조이의 윤관열 변호사는 "계약서에 보증보험 미승인 시 계약 무효 및 보증금 반환 특약이 명시되어 있다면, 이는 임대인의 잘못(귀책사유)으로 인한 계약 해지 사유가 된다"며 "임차인은 임대인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보증금 반환을 공식적으로 요청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단추는 '내용증명'… 증거를 남겨라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제시하는 첫 번째 해결책은 '내용증명' 발송이다. 내용증명은 누가, 언제, 어떤 내용의 문서를 누구에게 보냈다는 사실을 우체국이 공적으로 증명하는 제도로, 그 자체로 법적 효력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재판 과정에서 중요한 증거로 활용된다.


법무법인 도하의 김형준 변호사는 "임대인과 중개인에게 구체적인 사유와 근거 계약조문을 포함하여 무효인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아란의 최아란 변호사 역시 "'보증보험 가입 미승인을 이유로 특약에 따라 계약을 해제한다. 보증금을 반환하라'라고 통보하고, 그 통보가 임대인에게 도달한 증거(문자 답장, 통화녹음 등)를 수집해 두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약 해지 의사를 명확히 전달했다는 객관적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분쟁 해결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다.


집주인이 버틴다면? '이사 가도 권리 지키는' 임차권등기명령부터


내용증명을 보냈음에도 임대인이 보증금 반환을 차일피일 미룬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때는 더 강력한 법적 조치를 고려해야 한다. 바로 '임차권 등기명령' 신청과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이다.


임차권 등기명령은 임대차 계약이 끝난 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이사를 가더라도 대항력과 우선변제권(보증금을 다른 채권자보다 먼저 돌려받을 권리)을 유지하게 해주는 제도다. 윤관열 변호사는 "임차권 등기명령을 신청하면 새로운 임차인을 구하지 않아도 보증금을 반환받을 수 있으며, 주택을 비워도 임차인의 권리가 보호된다"고 말했다.


이후에는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을 통해 법원의 강제력을 동원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이사 비용이나 새로운 집을 구하는 데 든 비용 등도 손해배상으로 청구할 수 있다. 김경태 법률사무소의 김경태 변호사는 "이사비용 등 실제 발생한 손해배상도 함께 청구할 수 있다"며 "임대인의 과실로 보증보험 가입을 못하게 한 점은 계약상 의무 위반이며 불법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나 몰라라' 중개사, 책임은 없을까?


그렇다면 이 모든 과정의 시작점에 있었던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책임을 물을 수 없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변호사들의 의견이 다소 엇갈렸다.


중개사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측은 '확인·설명 의무' 위반을 근거로 든다. 김경태 변호사는 "중개업소에 대해서는 중요 사실 확인 및 설명 의무 위반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며 "임대인의 국세 체납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확인 가능했다면, 이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책임을 묻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는 "기재된 내용만으로 중개사에게 과실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 판단하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최아란 변호사 역시 "부동산 중개인에게 보증보험 승인 여부까지 체크하여 완벽한 안내를 해야 할 의무까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중개사의 고의나 명백한 과실이 입증되지 않는 한 책임을 묻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결국 중개사의 책임 여부는 계약 당시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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