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네임에 '성기 도배' 공격…처벌의 핵심 열쇠는?
닉네임에 '성기 도배' 공격…처벌의 핵심 열쇠는?
'성적 욕망' 목적 입증해야…'닉네임 특정성' 두고 변호사 의견도 분분

모바일 게임 채팅방에서 닉네임을 향한 모욕과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다. / AI 생성 이미지
모바일 게임 채팅방에서 닉네임을 향해 '여미새×'이라는 모욕은 물론, 성기를 직접 언급하는 성희롱 발언까지 쏟아진 사건이 알려졌다. 실명이 아닌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온라인 공간에서 벌어진 인격 살인. 과연 가해자를 법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모욕죄의 '특정성'과 통신매체 이용음란죄의 '성적 목적' 입증 여부가 처벌의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틀간의 온라인 지옥, 모욕에서 성희롱으로
사건은 지난 4월 14일, 20명이 참여한 단체 채팅방에서 시작됐다. 한 이용자가 피해자의 닉네임을 거론하며 “여미새×”, “여미새짓” 등 모욕적인 발언을 쏟아냈다.
다음 날인 15일, 가해 행위는 더욱 노골적으로 변했다. 가해자를 포함한 6명이 모인 별도의 대화방에서 15분 이상 수십 차례에 걸쳐 모욕과 성희롱 발언이 '도배'되듯 이어졌다. 특히 성기를 직접 언급하는 고수위의 성적 발언까지 포함됐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범행을 부인하고 있지만, 명백한 증거를 확보한 상태라며 법적 자문을 구했다.
닉네임도 사람인가? 모욕죄의 '특정성' 딜레마
법조계에서는 우선 형법상 모욕죄 적용을 검토할 수 있다고 본다. 다수가 있는 채팅방은 '공연성' 요건을 충족하지만, 핵심 쟁점은 실명이 아닌 닉네임만으로 '피해자 특정성'이 인정되느냐다.
이에 대한 변호사들의 의견은 갈렸다. 법무법인 연우 백지예 변호사는 "판례는 닉네임만 언급되더라도 주위 사정상 특정인을 지목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면 모욕죄가 성립한다고 본다"며 긍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채팅방 참여자들이 해당 닉네임이 누구인지 인식할 수 있다면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반면 법률사무소 파운더스 하진규 변호사는 "게임 커뮤니티 내에서만 통용되는 닉네임이라면 일반적인 제3자 기준에서 특정성이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고, 수사기관도 이 부분을 엄격하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라며 신중론을 펼쳤다.
'통매음' 처벌의 결정적 조건, '성적 목적'
성기를 직접 언급한 발언은 모욕죄보다 형량이 무거운 성폭력처벌법상 '통신매체 이용음란죄(통매음)' 적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 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매우 까다로운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
법무법인 강남 류재연 변호사는 "상대방이 닉네임만 알고 있거나 단둘이 있는 방이어도 본인 또는 타인의 성적 욕구를 만족시킬 목적으로 성적 수치심을 주는 글을 보냈다면 처벌 대상"이라고 명확히 했다.
즉, 단순히 화가 나서 욕을 하는 것을 넘어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이 있었음이 입증돼야만 통매음으로 처벌할 수 있다는 의미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 역시 "성기를 직접 언급한 행위는 통신매체이용음란죄에 해당하여 일반 모욕보다 훨씬 무거운 형사 처벌이 가능하며 이는 성범죄 전과로 남게 된다"며 죄의 무게를 경고했다.
"증거 보존이 최우선"…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
변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증거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단순 이미지 캡처보다는 발언자 닉네임, 발언 시각, 해당 톡방 참여자 수가 함께 드러나도록 화면 전체를 스크롤 캡처하시고, 가능하다면 동영상 화면녹화로 연속성을 남기시는 것이 증거가치가 높습니다"라고 구체적인 방법을 조언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지적했다. 그는 "다만 최근 온라인 상 모욕, 명예훼손 통매음에 대한 신고, 고소가 너무나 많이 이루어지고 있어서 웬만한 사건은 경찰이 불입건, 불송치 종결하고 있다"며, "따라서 상대방을 반드시 기소, 처벌하고자 한다면 변호사 조력 하에 법리적 검토가 완료된 형사고소장을 정식으로 제출하셔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법리적으로 탄탄하게 구성된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이 처벌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이라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