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술 마시고 진료 봐요" 신고에 면허정지 당한 의사…법원은 왜 판단 뒤집었나
"의사가 술 마시고 진료 봐요" 신고에 면허정지 당한 의사…법원은 왜 판단 뒤집었나

"술을 마시고 진료를 본다"는 민원에 면허정지를 당한 A씨. 그러나 행정법원은 혈중알코올농도가 측정됐다는 이유만으로 면허정지는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술을 마시고 진료를 봤다는 이유로 1개월 면허정지를 당한 의사 A씨가 소송 끝에 면허정지를 풀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재판장 이주영 부장판사)는 ①의사 A씨가 '와인을 마시면서 진료를 본다'고 신고를 당했고, ②측정 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확인됐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면허 정지처분을 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단했다.
신고의 진위여부가 불확실하고(①), 혈중알코올농도는 전날 과음한 탓(②)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또한 신고를 한 환자 B씨가 과거 A씨에게 2차례 수술을 받고 의료사고를 주장하며 진료비 납부를 거부하는 등 갈등을 빚어왔다는 점도 고려됐다.
사건은 지난 2017년 9월, 어느 날 저녁 112 신고가 들어오며 시작됐다.
서울 송파구의 한 병원 환자였던 B씨는 112에 이 병원 의사인 A씨가 응급실에서 와인을 마시며 진료를 봤다고 신고했다. 확인 결과, A씨의 몸에서는 약간의 혈중알코올농도(0.05% 이하)가 검출됐다. 경찰은 형사처벌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해 '증거불충분'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그러자 B씨는 관할 보건소에 민원을 넣었다. 지난 2019년, 이를 조사한 보건복지부는 A씨의 음주 진료를 인정하며 1개월의 자격정지 처분을 했다.
하지만 A씨는 "술을 마신 적 없다"고 주장하며 이같은 처분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행정법원은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0.05% 이하)가 측정된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단순히 해당 결과만으로 면허를 정지할 수준의 '비도덕적 진료 행위'를 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세 가지 근거였다. 우선 전날 회식 자리에서 마신 술 때문에 혈중알코올농도가 측정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또한, 당시 A씨의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다른 환자의 진술도 도움이 됐다. 해당 환자는 "A씨가 음주 상태로 진료한 느낌이 없었다"며 "A씨에게 치료를 잘 받았다"고 진술했다.
마지막으로 B씨가 A씨의 음주 현장을 목격했는지 여부도 불분명했다. 애초 B씨는 "A씨가 응급실에서 와인을 마신다"며 신고했다. 하지만 A씨 병원의 직원들의 진술은 달랐다. 직원들은 "간호사가 선물 받은 와인을 시음하는 자리였다"며 "A씨는 와인을 마시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환자 B씨는 A씨에게 2차례 수술을 받고 의료사고를 주장하며 진료비 납부를 거부하는 등 갈등을 빚어오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를 바탕으로 A씨가 B씨의 신고대로 음주를 하며 응급실 진료를 봤다는 증거가 없고, 설령 음주를 했다고 하더라도 상당히 적은 양만 섭취한 것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이 경우엔 (면허정지가 가능한 수준의 )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