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하고 찍었어도 감옥 간다? '강간 야동'이라는 족쇄가 당신의 인생을 망치는 이유
동의하고 찍었어도 감옥 간다? '강간 야동'이라는 족쇄가 당신의 인생을 망치는 이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단순 소지도 '무관용'
법원 "외관상 동의는 면죄부 안 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인터넷상에서 소위 '강간 야동'이라 불리는 음란물을 가볍게 여기고 시청하거나 공유하는 행위가 인생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치명적인 범죄가 되고 있다. 특히 아동이나 청소년이 등장하는 영상의 경우, 설령 당사자의 동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법망을 피할 수 없다는 사실을 간과하는 이들이 많다. 최근 법원은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생산부터 소비까지 모든 단계를 뿌리 뽑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판례를 통해 드러내고 있다.
"자극적인 제목이 부른 화"…파일 공유와 소지의 실체
사실관계에 따르면, A씨는 과거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2013고단6836)에서 파일공유 사이트에 "어린 여고생들을 수업 중에 강제로 덮쳐버리는 과외선생", "타면 강간당하는 택시" 등의 자극적인 제목으로 성인 남녀의 성관계 영상을 업로드했다가 음란물 유포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 유사한 사례로 B씨 역시 토토디스크에 "여고생 강제로 업어옴"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려 수원지방법원(2014노1090)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단순히 영상을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구입하고 소지하는 행위도 사법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지 못했다. C씨는 텔레그램을 통해 아동·청소년이 자위행위를 하거나 성기 애무 등을 하는 음란물을 구입해 소지했다가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2020고단2842)에서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음란물소지)죄가 인정되었다. D씨 또한 트위터에서 "야동 판매합니다"라는 글을 보고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구입했다가 수원지방법원(2020고단6182)의 심판대에 올랐다.
더욱 심각한 사례는 실제 성범죄와 영상 제작이 결합한 경우다. 서울서부지방법원(2017고합74)에서는 청소년 피해자를 강간한 뒤, 피해자의 나체 사진을 타인에게 전송한 피고인에 대해 강간죄와 음란물 유포죄를 모두 인정했다. 또한, 22세 대학생 E씨는 가출 상태인 16세 고등학생 피해자와 무인텔에 투숙하며 성착취물을 제작했는데, 당시 피해자는 우울증으로 자해 흔적이 있는 등 심리적으로 매우 취약한 상태였다(서울고등법원 춘천 2023노21).
법원 "아동·청소년의 '동의'는 온전한 결정 아니다"
법률 분석 결과, 위 사례들에서 피고인들이 주장할 수 있는 '피해자의 동의'나 '사적 소지 목적'은 법적 방어막이 되지 못했다. 대법원(2020도16466)은 성적 자기결정권을 "스스로 내린 성적 결정에 따라 자기책임 하에 상대방을 선택할 권리"라고 정의하면서도, 아동·청소년의 경우 이 권리 행사가 매우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아동·청소년이 외관상 성적 결정이나 동의로 보이는 언동을 했더라도, 그것이 타인의 기망이나 왜곡된 신뢰 관계를 이용한 것이라면 온전한 성적 자기결정권의 행사로 볼 수 없다는 것이 대법원(2015도9436)의 확고한 입장이다. 즉, 16세 피해자가 무서움을 느끼면서도 성착취물 제작 요구를 거절하지 못한 상황이라면, 이를 자발적인 동의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또한, 광주고등법원(2022노168)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제작죄에 있어 영상이 피해자의 의사에 반하여 촬영되었는지는 범죄 성립 요건이 아니라고 명시했다. 객관적으로 아동·청소년의 성적 행위가 표현된 영상물이라면, 사적 소지나 보관을 목적으로 동의 하에 촬영했더라도 '제작'에 해당하여 엄중 처벌 대상이 된다.
소비가 곧 범죄…단순 소지도 처벌되는 무관용 원칙
법적 쟁점의 핵심은 '배포'와 '소지'의 범위가 대단히 넓다는 점이다. 서울북부지방법원(2019고합18)은 특정인 1명에게 영상을 전송했더라도, 그로부터 불특정 다수에게 다시 유통될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배포'로 간주한다. 유포의 시작점이 본인이 아니더라도 전달 과정에 관여하는 순간 범죄의 굴레에 갇히게 되는 셈이다.
과거에는 제작자와 유포자 처벌에 집중했으나, 이제는 '소비' 단계인 소지자에게도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서울남부지방법원(2012고합775)은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의 경우 단순 소지만으로도 처벌하는 것이 입법 취지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영상의 생산과 소비가 맞물려 돌아가는 디지털 성범죄의 생태계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법원의 의지다.
결국 "동의받고 찍었다"거나 "호기심에 샀다"는 변명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특히 아동·청소년과 관련된 영상물은 제작 과정의 강제성 여부를 불문하고 그 자체로 범죄 결과물로 취급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진 만큼,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이 돌이킬 수 없는 법적 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