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거짓말탐지기 조사, 거부해도 될까?
경찰 거짓말탐지기 조사, 거부해도 될까?
동의했어도 철회 가능…법적 불이익은 없어

거짓말탐지기 조사는 동의했어도 철회 가능한 임의수사로, 헌법상 진술거부권에 따라 거부해도 법적 불이익은 없다. / AI 생성 이미지
절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중 거짓말탐지기(폴리그래프) 검사에 동의했지만, 하루 전 돌연 취소하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피의자의 동의를 전제로 하는 ‘임의수사’이므로 언제든 철회할 수 있으며, 이를 이유로 한 법적 불이익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수사관의 심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현명한 거절 방식과 함께 본 혐의에 대한 방어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동의했지만...' 조사 하루 전, 마음 바뀐 피의자
절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A씨는 내일로 예정된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앞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1차 조사에서 덜컥 검사에 동의했지만, 인터넷으로 정보를 찾아보니 정확도와 신뢰성에 논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내일 중요한 개인 일정까지 겹치면서 조사를 거부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A씨는 “처음엔 동의했다가 이제 와서 거부하면 불이익이 있을까 두렵다”며 “형사에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담당 형사는 A씨가 동의한 적 없는 ‘뇌파 조사’까지 문자로 통보해 온 상황이다.
'임의수사'이므로 거부 가능... 법적 불이익은 '전무'
결론부터 말하면 A씨는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거부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한 법적 불이익은 없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거짓말탐지기와 뇌파 조사는 모두 당사자의 자발적 동의가 필수인 ‘임의수사’라고 설명한다.
형사소송법은 강제적인 수사(강제수사)는 법률에 정해진 경우에만 허용하며, 거짓말탐지기 조사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헌법 제12조는 형사상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할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며 “검사 거부는 이 진술거부권의 연장선에 있는 피의자의 합법적인 방어권 행사”라고 강조했다.
즉, 한번 동의했더라도 조사 전이라면 언제든지 철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해답 김무룡 변호사 역시 “동의 철회를 이유로 법적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으며, 수사기관이 이를 불리하게 활용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실제로 대법원 판례는 기계의 오류 가능성 등을 이유로 거짓말탐지기 결과의 증거능력을 매우 제한적으로만 인정하고 있다.
'죄 있으니 피하나' 심증 우려... 현명한 거절법은?
법적 불이익은 없지만, 현실적인 문제는 남는다. 수사관 입장에서 조사 직전에 거부 의사를 밝히는 피의자를 보고 ‘뭔가 숨기는 게 있나?’라는 부정적인 심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창경 김찬협 변호사는 “수사기관 입장에서는 진술의 신빙성을 낮게 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변호사들은 ‘현명한 거절’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강남 류재연 변호사는 단순히 “안 하겠다”고 통보하기보다 “변호인과 상의한 결과, 해당 조사들의 과학적 신뢰도와 오류 가능성에 우려가 있어 방어권 행사 차원에서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정중히 의사를 밝히는 편이 낫다고 조언했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는 “거절 이유를 길게 설명할 의무는 없으며, 문자나 전화로 전달해도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