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en 영상 샀을 뿐인데…” , FBI 공포에 떠는 20대의 선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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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en 영상 샀을 뿐인데…” , FBI 공포에 떠는 20대의 선택은?

2025. 09. 01 11:12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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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청물 함정구매, ‘고의성’ 입증 못 하면 실형… 변호사들 “섣부른 자백이 최악의 수 될 수도”

텔레그램 채널에서 'teen'영상을 구매한 뒤 아청물임을 확인하고 급히 삭제한 A씨. ‘FBI 국제공조수사’가 그의 숨통을 조여오는데, 그는 어떻게 대응하는 게 최선일까? /셔터스톡

“호기심에 텔레그램 링크를 눌렀을 뿐인데, 제 인생이 끝날지도 모른다는 공포에 잠을 못 이룹니다.”


모든 비극은 SNS에서 본 ‘onlyfans’라는 단어 하나에서 시작됐다. 20대 청년 A씨가 호기심에 들어간 텔레그램 채널. 그곳에서 ‘teen’, ‘daughter’ 등이 포함된 음란물 목록을 봤을 때만 해도 그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성인 배우가 10대 역할을 연기하는 ‘콘셉트 영상’이겠거니, 가볍게 생각하고 코인으로 영상을 구매했다.


하지만 링크를 연 순간, 모니터에 펼쳐진 것은 실제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이었다. 충격과 공포에 휩싸인 그는 그날 새벽, 관련된 모든 흔적을 삭제했다. 유료 프로그램까지 동원해 영상을 지우고 휴대전화를 공장 초기화했다. 그러나 ‘증거 인멸’의 안도감은 잠시, 판매자가 미국인이라는 사실과 ‘FBI 국제공조수사’라는 단어가 그의 숨통을 조여오기 시작했다. 이제 그는 ‘자수’라는 마지막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있다.



쟁점 ① ‘고의성’ : ‘Teen’이 무얼 뜻하는지 잘 몰랐다는 주장 통할까?


A씨 사건의 최대 쟁점은 ‘고의성’ 여부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관련 범죄는 영상물이 아청물임을 ‘알면서도’ 구매하거나 소지했을 때 성립하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베테랑 이슬기 변호사는 “통상적으로 ‘teen’은 아동·청소년을 직접 지칭하는 표현으로 이해되므로, 이를 근거로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이 법정에서 받아들여지기는 어렵다”며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아청물임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반면 법무법인 공명 김준성 변호사는 “모든 형사사건에서 피의자를 처벌하려면 ‘범죄의 고의’가 입증돼야 한다”며 “확정적으로 아청물을 소지한다는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어느 정도 인지했더라도 확정적 고의가 아니었다면 처벌 수위가 달라질 수 있고, 경찰 단계에서 잘 대응하면 기소유예(검사가 여러 정황을 고려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쟁점 ② ‘자수’ : 감형의 기회인가, 자백의 덫인가?


자수는 양날의 검이다. 법률사무소 필승 김준환 변호사는 “아청물 소지는 초범이라도 징역형만 규정돼 있어 실형 위험이 크다”며 자수와 함께 양형자료를 충실히 제출해 선처를 구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무법인(유한) 한별 김전수 변호사 역시 “자수 이후 기소유예로 종결시킨 경험이 다수 있다”며 자수가 유효한 감형 카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위험성도 명확하다. 법률사무소 장우 이재성 변호사는 “자수는 법률상 감경 사유지만, 수사 개시의 단초가 되기도 한다”며 “수사 절차상 압수수색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이 과정에서 가족들이 알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A씨처럼 증거를 모두 삭제한 상황은 치명적이다. 김전수 변호사는 “자료를 모두 삭제한 상태에서의 자수는 본인의 진술만으로 범죄사실이 구성될 수 있어 자칫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백을 증명할 자료 없이 ‘범죄를 저질렀다’는 자백만 남아 스스로를 옭아매는 최악의 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쟁점 ③ ‘국제공조’ : FBI는 정말 내 집 문을 두드릴까?


A씨를 가장 큰 공포로 몰아넣은 ‘국제공조수사’의 현실적 가능성은 어떨까?


변호사들은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단발성 개인 구매자까지 수사망이 뻗칠지는 미지수라고 봤다. 이슬기 변호사는 “암호화폐 거래라도 국내 거래소를 경유했다면 구매자 특정이 가능하다”면서도 “해외에서 단발적 구매가 한국 수사기관으로 즉시 이첩될 가능성은 낮지만, 국내에서 확보된 자료와 연계될 경우 추적될 위험은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변호사들은 한목소리로 ‘섣부른 단독 행동’을 경계했다. 불안감에 휩싸여 무작정 자수하기보다, 법률 전문가를 찾아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고 최선과 최악의 시나리오에 모두 대비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한순간의 호기심이 불러온 공포. 법의 심판대에 서기 전, 변호사와의 상담이 A씨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첫걸음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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