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민원으로 이미 징계를 받은 전 남자친구, 일사부재리 원칙 때문에 고소는 따로 못할까
자신의 민원으로 이미 징계를 받은 전 남자친구, 일사부재리 원칙 때문에 고소는 따로 못할까
형사고소 준비했다가 포기했는데, 다시 고소하고 싶어
징계는 행정 처분으로 형사 처벌과 별개⋯다시 형사고소 진행할 수 있어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한 A씨는 그가 일하는 곳에 민원을 낸 뒤 고소장을 썼었다. 하지만 실제로 고소를 하지는 않았었는데, 지금은 마음이 바뀌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현직 공무원인 전 남자친구에게 폭행을 당한 A씨. 시간이 지나면 상처가 아물 줄 알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마음의 상처는 그대로다. 오히려 계속되는 후유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어렵다. 이에 반해 A씨의 전 남자친구는 평범하게 잘 지내고 있는 것 같아 더더욱 심적으로 힘든 상태다.
A씨는 당시 남자친구가 일하는 기관에 민원을 낸 뒤 고소를 위해 고소장까지 썼었다. 하지만 전 남자친구와 그의 가족들이 차례로 찾아오기 시작했고, 이것이 더 큰 스트레스가 돼 고소 자체를 포기했다. 고소만 말아 달라며 뭐든 다 해줄 것 같이 굴던 전 남자친구는 A씨가 고소를 포기하자 태도를 싹 바뀌었다.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분통이 터지는 A씨. 지금이라도 포기했던 형사고소를 다시 할까 싶다. 다만 마음에 걸리는 건, 과거 자신이 제기한 민원으로 남자친구가 자체 징계를 받았었다는 점이다. 찾아보니 '일사부재리 원칙'(일단 처리된 사건은 다시 다루지 않는다는 법의 일반원칙)이라는 게 있던데, 이 징계 때문에 형사고소는 못 하게 되는 건지 궁금하다.
A씨의 사연을 들은 변호사들은 전혀 상관없다고 말했다. '일사부재리 원칙'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
일사부재리 원칙은 "판결로써 확정된 범죄는 다시 처벌할 수 없고, (중략) 그 행위를 재심사하는 걸 금지"하는 원칙이다. 이는 법적 안정성을 위해 수립된 형사법상 원칙이다.
심앤이 법률사무소의 심지연 변호사는 "단순 민원은 법적 절차가 아니기 때문에 일사부재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했다. 법무법인 오현의 이주한 변호사 역시 "징계는 이른바 행정처분으로 형사처벌과는 별개"라고 했다.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도 "당시 상대방이 형사처벌 받은 게 아니니 고소하더라도 일사부재리 원칙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했다.
오히려 민원을 제기했고, 이로 인해 징계를 받았던 것이 형사고소에 도움이 된다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심지연 변호사는 "오히려 공무원인 전 남자친구가 징계를 받았던 부분이 고소를 진행하면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더프렌즈 법률사무소 이동찬 변호사 역시 비슷한 의견이었다. 이 변호사는 "증거를 확보해 사실적·법률적으로 잘 작성된 고소장을 제출하는 것이 중요한데 상대방이 이 일로 징계를 받은 것은 혐의 입증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