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하다 딱 걸린 96억 사기범... 경찰 촉이 빛난 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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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횡단하다 딱 걸린 96억 사기범... 경찰 촉이 빛난 순간들

2025. 11. 21 16:17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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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민권자라 신분증 못 줘" 버티다 구속

왕복 4차로 도로를 무단횡단하는 A씨 모습. /연합뉴스

서울 대림동의 한 도로, 경찰이 무단횡단하던 남성 A씨를 불러세웠다. 그런데 A씨는 멈춰 서기는커녕 갑자기 줄행랑을 쳤다. 뭔가 수상한 낌새를 챈 경찰은 A씨를 뒤쫓아 붙잡았고, A씨는 "나는 미국 시민권자니 신분증을 보여줄 필요가 없다"며 완강히 버텼다.


하지만 이 거부 반응이 오히려 경찰의 촉을 자극했다. 경찰은 끈질긴 추궁 끝에 A씨의 정체를 밝혀냈다. 알고 보니 그는 무려 96억 원대 사기 혐의로 1년 동안 도피 중이던 지명수배범이었다.


21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경찰의 남다른 촉과 눈썰미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사건들을 조명했다.


비번 날 출근하다가... "어? 저 차 익숙한데?"

경찰의 촉은 근무 시간이 아닐 때도 켜져 있었다. 포천경찰서 박민승 경사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비번 날 밀린 업무를 하러 출근하던 박 경사는 도로 위에서 낯익은 차량 한 대를 발견했다. 자신이 조사하던 음주·무면허 피의자 B씨의 차량이었다.


면허가 취소된 B씨가 직접 운전대를 잡았을 것이라는 직감이 든 박 경사는 곧장 112 상황실에 공조를 요청하고 3km를 추격했다. 그의 예상대로 운전석에는 B씨가 앉아있었고, 결국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커피 한 잔 주쇼"... 제 발로 경찰서 찾은 수배자

가장 황당한 검거 사례도 소개됐다. 휴일 저녁, 파출소에 불쑥 들어와 "커피 한 잔 달라"고 요구한 남성 C씨. 경찰은 그에게 커피를 내주면서도 어딘가 이상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목포경찰서 이용남 경위는 C씨에게 자연스럽게 인적 사항을 물었고, 조회 결과 C씨는 상습 무전취식 혐의로 수배 중인 인물이었다. 심지어 공소시효가 불과 5일 남은 상태였다.


이정민 변호사는 "무전취식 자체는 경범죄지만 상습범이 되면 사기죄로 처벌받아 10년 이하 징역형이 나올 수 있다"며 "C씨는 본인이 수배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비번 날 함께 외식을 하던 경찰 부부의 활약상도 눈길을 끌었다. 식당 옆 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던 D씨가 운전석에 오르는 것을 목격한 부부는 즉시 112에 신고하고 D씨의 차량을 가로막아 검거를 도왔다. 당시 D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이었다.


"경찰이라도 함부로 못 해"... 적법 절차의 중요성

이처럼 경찰의 직감이 범죄 해결의 열쇠가 되기도 하지만, 이정민 변호사는 적법 절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경찰이라고 해서 무조건 팔 꺾고 수갑 채울 수 있는 건 아니다"라며 "범죄 예방 목적이 명백하고, 필요한 경고와 제지 과정이 있어야 하며, 추궁을 위해서는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러한 절차를 무시하고 강압적인 수사를 했다면, 설사 범인을 잡더라도 이후 수집된 증거들의 효력이 사라질 수 있다.


이 변호사는 "억울하다고 경찰관에게 폭력을 행사하면 공무집행방해죄가 될 수 있다"며 "강압적인 경찰을 만난다면 상황을 녹음하거나 녹화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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