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중 나온 '딴죄', 나 몰래 수사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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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 중 나온 '딴죄', 나 몰래 수사해도 될까?

2026. 01. 05 10:0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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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포렌식 '별건 수사' 절차 집중 분석... "영장 집행 시 통지는 필수, 참여권 보장 안 하면 위법"

스마트폰 압수수색 중 원래 혐의와 무관한 '별건 범죄' 증거가 나오면, 수사기관은 즉시 탐색을 멈추고 새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A씨의 스마트폰에서 시작된 혐의 수사가 전혀 다른 범죄로 번졌다. 피의자도 모르게 진행되는 '별건 수사'는 과연 합법일까?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핵심 쟁점을 짚어본다.


내 스마트폰에 대한 압수수색이 나도 모르는 사이 전혀 다른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로 이어질 수 있을까. 디지털 포렌식(디지털 증거 분석)이 보편화되면서,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별건 범죄'의 수사 절차를 둘러싼 시민들의 궁금증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시민은 온라인 법률 상담 플랫폼에 "압수수색 포렌식 도중 전혀 다른 성격의 범죄 증거가 나오면, 새 영장을 받을 때 피의자에게 통보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수사기관이 내밀한 사생활이 담긴 디지털 기기를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원래 혐의와 무관한 정보를 이용해 '별동대식 수사'를 벌일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어, 이건 다른 범죄인데?"…일단 멈춤이 원칙


결론부터 말하면, 수사기관은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혐의와 무관한 증거를 발견하면 즉시 탐색을 멈춰야 한다. 그리고 새롭게 발견된 혐의(별건)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별도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야만 수사를 이어갈 수 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영장주의의 대원칙이다. 대법원 역시 "영장 발부 사유와 무관한 별개의 증거를 압수했다면 원칙적으로 유죄의 증거로 쓸 수 없다"고 여러 차례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22. 7. 28. 선고 2022도2960 판결 등).


강민기 변호사(법률사무소 새율)는 "기존 압수수색 영장만으로는 새로운 범죄 증거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추가 영장을 발부받아야 적법한 수사를 진행할 수 있다"고 명확히 설명했다. 검사 출신인 전영경 변호사(법무법인 우승)도 "별건 수사를 위한 영장은 법원에서 엄격한 기준으로 매우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발부를 하고 있다"며 법원의 신중한 태도를 전했다.



"언제 알려주나"…사전 통보 vs 집행 시 고지 '팽팽'


가장 큰 쟁점은 '통보 시점'이다. 수사기관은 새 영장을 발부받았다는 사실을 언제 피의자에게 알려야 할까. 이에 대해선 변호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미묘하게 갈린다.


원칙적으로는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사전 통보가 바람직하다. 강민기 변호사는 "새로운 혐의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되었다면, 수사기관은 이를 집행하기 전에 피의자 또는 관계자에게 통보해야 한다"며 "이는 영장주의 원칙에 따라 피의자의 방어권을 보장하기 위한 절차"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는 목소리도 높다. 수사의 밀행성, 즉 비밀 유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경찰 간부 출신인 최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새율)는 "수사의 밀행성 보장을 위해, 수사기관이 반드시 피의자에게 사전 통보해야 할 법적 의무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무상으로도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피의자에게 사전 고지 없이 추가 영장을 발부받아 수사를 진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덧붙였다.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 역시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사후 통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수사기관이 '사전 통보' 없이 새 영장을 발부받을 수는 있지만, 영장을 '집행'하는 순간에는 반드시 피의자에게 영장을 제시하고 알려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최 변호사는 "압수수색 집행 시에는 영장 제시 의무가 있으므로, 그 시점에서는 피의자에게 새로운 혐의에 대해 고지하게 된다"고 말했다.



"내 파일 뒤지는데 구경만 하라고?"…참여권 보장이 핵심


통보 시점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피의자의 참여권 보장'이다.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디지털 증거를 분석할 때 피의자나 변호인에게 참여 기회를 반드시 줘야 한다고 본다. 이는 수사기관이 영장 범위를 넘어 무분별하게 증거를 수집하는 '전자정보의 바다'에서의 낚시질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 장치다.


전영경 변호사는 "원칙적으로 의뢰인에게 영장 원본을 제시하고 그 사본을 교부하며, 포렌식 과정의 참여권을 보장하여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만약 이런 절차를 건너뛰었다면, 그렇게 얻은 증거는 법정에서 효력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강민기 변호사는 "피의자에게 추가 혐의에 대해 통보 없이 수사가 진행되었다면, 이는 적법 절차를 위반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변호사를 통해 해당 수사의 적법성을 검토하고, 위법하게 확보된 증거를 증거능력이 없는 것으로 주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거 그냥 내세요"…'임의제출'의 함정


간혹 수사관이 새 영장을 발부받는 대신 '임의제출'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강제수사가 아닌 만큼 피의자의 자발적 동의가 필수다. 김경태 변호사는 "임의제출의 경우는 강제수사가 아닌 만큼 반드시 피의자의 동의가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당연히 피의자에게 연락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한다. A혐의에 대해 임의제출에 동의했다고 해서, 그 안에서 발견된 B혐의 증거까지 수사기관이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B혐의에 대해서는 별도의 임의제출 동의를 받거나 새 영장을 발부받아야 한다. 섣부른 동의가 예기치 못한 수사의 빌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압수수색 중 별건 혐의가 발견되더라도 피의자 모르게 모든 수사가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는 없다. 수사기관은 새 영장을 발부받아야 하고, 영장을 집행할 때는 반드시 피의자에게 알리고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 만약 이 절차가 무시됐다면, 이는 헌법과 형사소송법이 정한 '적법 절차의 원칙'을 흔드는 위법한 수사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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