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방 철거했는데 '천장 공사'까지?…보증금 떼일 뻔한 사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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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 철거했는데 '천장 공사'까지?…보증금 떼일 뻔한 사장님

2025. 10. 17 10:3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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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계약 종료 후 '원상회복' 범위는 어디까지? 대법원 판례로 본 임차인의 의무와 현명한 계약서 작성법

PC방 임대차 계약 종료 후 건물주는 과도한 원상복구를 요구하며 보증금 반환을 거부했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PC방 철거 후 '천장도 복구하라'는 건물주 요구에 법원은 '임차인이 임차받았을 때의 상태로 반환하면 된다'고 선을 그었다.


PC방을 넘겨받아 운영하던 A씨는 계약 종료 후 눈앞이 캄캄해졌다. 내부 시설을 모두 철거하고 상가를 비워주려던 참에 건물주로부터 황당한 요구를 받은 것이다. 건물주는 “천장 마감재(텍스) 공사까지 완벽하게 하라”며 거액의 보증금 반환을 거부했다. 권리금도 없이 보증금만 승계해 장사를 시작했던 A씨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계약서의 모호한 한 줄, '분양시 상태'가 발목 잡다


분쟁의 씨앗은 계약서에 무심코 적힌 한 문장이었다. ‘분양시 기존시설물, 원상태로 복구키로 한다’는 특약이 문제였다.


A씨가 임차한 상가는 임대가 먼저 이뤄지고 나중에 분양된 곳이었다. A씨는 “내가 들어올 때 이미 PC방이었으니, 그 상태가 계약상 ‘원상태’가 아니냐”고 항변했다. 그는 같은 건물 다른 층의 텅 빈 사무실처럼 가벽을 세우고 내부 시설을 모두 철거하며 임차인으로서 할 도리를 다했다고 믿었다.


하지만 건물주는 막무가내였다. 계약서의 ‘분양시’라는 단어 해석을 고집하며 천장 공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보증금 반환을 차일피일 미뤘다. 원상복구의 구체적인 범위가 명시되지 않은 탓에, 모호한 단어 하나를 두고 양측의 갈등은 극으로 치달았다.


대법원의 명쾌한 기준 “내가 받은 상태로 돌려주면 끝”


법률 전문가들은 A씨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은다. 핵심은 ‘원상회복 의무의 범위’에 대한 대법원의 확고한 판례(90다카12035)다. 대법원은 임차인의 원상회복 의무를 ‘임차인이 임차받았을 때의 상태로 반환하면 되는 것’으로 명확히 하고 있다. 즉, 이전 임차인이 설치한 시설까지 현재의 임차인이 철거할 의무는 없다는 의미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윤영석 변호사는 “임차인은 자신이 추가로 시설한 부분만 원상회복하면 된다”며 “이미 가벽을 세워 호실을 분리하고 내부 철거를 진행했다면 충분한 원상회복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A씨가 PC방 시설이 갖춰진 상태에서 가게를 넘겨받았다면, 그 상태를 기준으로 원상복구를 진행하면 의무를 다한 것이다. 건물주의 천장 공사 요구는 책임 범위를 넘어서는 ‘과도한 요구’일 가능성이 크다.


‘계약 승계’라면?…책임 범위 달라질 수도


다만, 계약의 성격에 따라 책임 범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로티피 법률사무소의 최광희 변호사는 “만약 종전 임대차를 그대로 승계한 계약이라면, 이전 임차인이 처음 임차할 당시의 상태로 복구할 의무까지 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새로운 임대차 계약이라면 인도받을 당시 상태로만 복구하면 된다”고 선을 그었다.


A씨의 경우 권리금 없이 보증금을 승계했지만, 이것이 이전 임차인의 모든 의무까지 포괄적으로 넘겨받는 ‘임대차 승계’로 해석될지는 법적 다툼의 소지가 있다. 그러나 다수 전문가는 A씨가 합리적인 수준에서 원상복구 의무를 이행한 점을 들어 A씨에게 유리한 국면으로 해석한다. 김도현 변호사(법률사무소 무율)는 “먼저 내용증명을 보내 보증금 반환을 공식 요청하고, 불응 시 임대차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을 통해 다퉈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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