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심 유죄' 미성년 동성 성관계 남성, 판례 변경으로 '무죄'
'1·2심 유죄' 미성년 동성 성관계 남성, 판례 변경으로 '무죄'
성관계 목적으로 미성년자 B군 허락받고 집에 방문
B군 아버지, 주거침입죄로 A씨 고소⋯"내 의사에 반해 A씨가 침입했다"
1·2심, A씨 유죄로 판단해 벌금 100만원 선고⋯대법원, 무죄 취지로 뒤집어

미성년 아들과 성관계를 목적으로 자신에 집에 들어온 남성을 아버지가 '주거침입죄'로 고소했지만, 대법이 무죄 취지로 판결했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부모가 외출한 사이, 미성년자인 아들의 허락을 받고 집에 들어온 성인 남성 A씨. 그는 SNS를 통해 알게 된 B군과 성관계를 위해 집에 방문했다.
하지만 그 만남으로 인해 A씨는 긴 법정 싸움을 해야 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B군의 아버지에게 '주거침입죄'로 고소를 당했기 때문. B군 아버지는 "내 의사에 반해 A씨가 집에 침입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A씨는 B군의 동의를 받고 들어갔기 때문에 주거침입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A씨의 사건은 어떻게 흘러갔을까. 이에 대해 1·2심은 유죄로 판단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지만, 대법원은 다르게 판단했다. 20일,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원심(2심) 판결을 깨고 무죄 취지로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
재판의 쟁점은 같은 집에 사는 사람 중 일부의 허락만 받고 집에 들어간 경우, 주거침입죄가 성립하는지였다.
1·2심 재판부는 A씨에 대해 유죄라고 봤다. B군의 동의가 있었더라도 공동거주자인 B군의 아버지에게 허락을 받지 않고 집에 들어간 행위는 주거의 자유와 평온을 해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사건 당시, B군의 부모가 집에 없었더라도 A씨로 인해 주거의 평온이 침해받았다는 의미다.
이는 지난 1984년부터 이어져 온 주거침입죄에 대한 대법원 판례와도 일치하는 판결이었다. 기존의 판례는 한집에 사는 일부 거주자에게만 승낙을 받고, 그것이 다른 거주자의 의사에 반했다면 주거침입죄가 성립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런데 지난 9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기존 입장을 바꾸면서 A씨의 사건은 반전을 맞았다. 당시 대법원은 불륜을 목적으로 내연녀의 허락을 받고 집에 들어간 사건에서, 다른 동거인(내연녀 남편)의 승낙을 받지 않았어도 주거침입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외부인이 집 안 거주자의 승낙을 받아 통상적인 출입방법으로 들어갔다면 부재중인 다른 거주자의 의사에 반하더라도 주거침입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러한 판결은 A씨 사건에도 영향을 줬다. 대법원 재판부는 A씨가 무력 등을 사용하지 않고 일반적인 방법으로 B군의 집에 들어간 점을 들어 주거침입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출입문을 통해 통상적인 출입방법에 따라 주거지에 들어갔다"며 "A씨가 B군 아버지의 평온 상태를 해치는 형태로 주거지에 들어간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이어 "부재중인 B군 아버지의 의사에 반한다는 사정만으로 주거침입죄의 성립을 인정한 원심 판단에는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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