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값 냈다고 소주병으로 폭행" 상사의 역고소, 법적 판단은?
"술값 냈다고 소주병으로 폭행" 상사의 역고소, 법적 판단은?
두 차례 폭행당한 직장인, 방어하다 '쌍방' 주장까지…전문가들 "특수폭행 혐의가 핵심"

직장 상사에게 소주병으로 맞고 추가 폭행을 당한 직장인이 쌍방폭행으로 몰릴 위기에 처했다. / AI 생성 이미지
직장상사에게 술값 계산을 했다는 이유로 소주병으로 머리를 맞고, 만취한 상사를 부축하다가 또다시 폭행당한 직장인이 오히려 '쌍방폭행'으로 몰릴 위기에 처했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직장인의 사연에 법률 전문가들은 상사의 행위가 단순 폭행이 아닌 '특수폭행'에 해당할 수 있으며, 직원의 방어 행위는 정당방위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녹
음 파일 등 간접 증거 확보와 일관된 진술이 사건의 향방을 가를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술값 계산이 부른 비극, 소주병으로 날아온 폭력
사건은 지난 3월 27일 아침, 한 직장인이 상사와의 술자리에서 시작됐다. A씨가 술값을 계산하자 상사는 "어린 사람한테 얻어먹을 수 없다"며 욕설을 퍼부었다. A씨가 "그럼 연차 하루 쓰게 해주는 걸로 퉁치자"고 제안하자, 상사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결국 상사는 손에 든 소주병으로 A씨의 좌측 머리를 내리쳤다. A씨는 직장 내 관계를 생각해 "한 번 봐 드리겠다"며 재발 방지를 약속받고 상황을 넘겼다.
하지만 가게 밖에서 울면서 상사의 옷깃을 잡고 연차를 부탁했던 이 행위는 훗날 상사가 '멱살을 잡혔다'고 주장하는 빌미가 되었다.
부축하다 당한 2차 폭행, 되레 '쌍방' 가해자로
비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약 2주 뒤인 4월 9일, 또 다른 술자리 후 A씨는 몸을 못 가누는 상사를 기숙사 방까지 부축했다. A씨가 "아저씨처럼 살지 말고 젊게 살자"고 조언하자, 상사는 또다시 폭력을 행사했다. 부축받던 상태에서 A씨의 왼쪽 광대와 머리를 총 2회 가격한 것이다.
추가 폭행을 직감한 A씨는 상사를 한 차례 밀쳐냈고, 이 과정에서 상사는 어딘가에 부딪혀 왼쪽 귀에 상처를 입었다. 상사가 재차 공격하려 하자 A씨는 손을 붙들어 제지했고, 이 모든 상황은 녹음 파일에 담겼다. 이 사건 후 상사는 본인도 귀를 다쳤다며 '쌍방폭행'을 주장하고 나섰다.
"소주병은 위험한 물건"…'특수폭행'과 '정당방위'의 갈림길
A씨의 억울함에 대해 법률 전문가들은 상사의 1차 폭행을 매우 심각하게 봤다. 법무법인 연우 백지예 변호사는 "소주병으로 머리를 가격한 행위는 위험한 물건을 이용한 특수폭행에 해당할 수 있어 가중처벌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반석 최이선 변호사 역시 "1차 사건에서 상사가 소주병을 사용한 행위는 '특수폭행'에 해당할 수 있는 중대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A씨가 옷깃을 잡은 행위에 대해서는 "공격 의사가 없는 소극적 호소로 보이며, 이를 쌍방 폭행으로 몰아가는 상대의 주장은 법리적으로 방어할 여지가 크다"고 덧붙였다.
2차 폭행 당시 A씨가 상사를 밀친 행위에 대해서도 법무법인 대한중앙 하영우 변호사는 "추가 공격을 피하기 위한 방어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고 설명하며, A씨의 행위가 정당방위로 인정될 가능성을 높게 봤다.
CCTV 없어도 고소 가능…"녹음파일이 결정적 증거"
CCTV라는 직접 증거가 없는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고소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법률사무소 한강 허은석 변호사는 "CCTV가 없더라도 진단서, 당시 상황에 대한 일관된 진술, 녹음 파일 등은 충분히 증거로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A씨가 확보한 녹음 파일은 사건의 선후 관계와 방어 행위를 입증할 핵심 증거로 꼽혔다.
합의금에 대해서는 법무법인 연우 조가연 변호사가 "상해 정도, 반복 여부 등을 기준으로 수백만 원에서 그 이상까지 형성될 수 있다"면서도 "본 사안은 2회에 걸친 폭행과 위험한 물건 사용이 있어 일반 폭행보다 높은 수준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지금 즉시 병원 진단서를 발급받고 녹음 파일을 안전하게 보존하며, 변호사와의 상담을 통해 고소 및 합의 전략을 구체적으로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