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집행유예 중 음주운전…'신상정보' 경찰에 알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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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집행유예 중 음주운전…'신상정보' 경찰에 알려야 할까?

2025. 12. 23 12:4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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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들 '재판 사실 자체는 고지 의무 없어'…단, 실형 선고 시 집행유예 실효·등록기간 연장 '첩첩산중'

성범죄로 집행유예 중이던 남성이 음주운전으로 다시 재판에 넘겨졌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성범죄로 집행유예를 살던 A씨, 음주운전으로 또 재판에 넘겨졌다. 경찰의 확인 전화에 그는 과연 새로운 재판 사실을 알려야 했을까?


“변동사항 없습니다”... 경찰에 거짓말? 벼랑 끝에 선 남자의 고민


2023년 11월, 성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A씨. 법에 따라 그의 신상정보는 15년간 국가의 관리 대상이 됐다. 집행유예 기간 만료를 불과 넉 달 앞둔 2025년 7월, 순간의 잘못된 판단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 재판을 받게 된 것이다.


그의 진짜 고민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매년 신상정보 변경 여부를 확인하는 경찰의 점검 전화가 걸려왔을 때, 그는 차마 음주운전 재판 사실을 입에 담지 못했다. "변동사항 없습니다." 짧은 답변 뒤에 밀려온 건 '혹시 법을 어긴 건 아닐까'하는 불안감이었다. 결국 그는 법률 전문가의 문을 두드렸다.



일단은 '안심'... 변호사들 "재판 사실 자체는 고지 의무 없어"


A씨의 질문에 변호사들은 약속이나 한 듯 "알리지 않아도 괜찮다"고 답했다. 성폭력처벌법상 신상정보 등록은 주소나 직장, 소유 차량 번호 등 특정 정보에 '변경'이 생겼을 때 신고하는 것이 핵심이다. 다른 범죄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신고 대상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법무법인 신의 박지영 변호사는 "음주운전으로 공판 중인 사건은 신상정보등록 대상이 아니므로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중요한 단서를 달았다. 김경태 변호사는 "음주운전 재판 결과 교정시설에 수감된다면, 이는 주거지 변경에 해당하므로 반드시 신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 '사실'이 아닌, 재판의 '결과'로 신상정보가 바뀌면 신고 의무가 발생한다는 경고다.



진짜 폭탄은 따로 있었다... '집행유예 취소'라는 최악의 시나리오


변호사들의 답변으로 A씨는 한숨 돌렸지만, 더 큰 산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바로 '집행유예 실효' 가능성이다. 형법 제63조는 집행유예 기간 중 고의로 저지른 범죄로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되면, 기존 집행유예 선고의 효력이 사라진다고 규정한다.


만약 A씨가 이번 음주운전 재판에서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의 실형을 선고받는다면, 과거 성범죄로 받았던 집행유예는 즉시 취소된다. 결국 그는 음주운전 죗값에 더해 과거 성범죄의 징역형까지, 두 개의 형을 연달아 살아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놓일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 저지른 범죄에는 또 다른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어, A씨의 선택지는 사실상 '벌금형' 아니면 '실형'뿐이다.



감옥 가면 시간도 멈춘다? 끝나지 않는 '15년의 족쇄'


만약 A씨가 실형을 선고받아 교도소에 수감된다면, 그를 옥죄는 법적 족쇄는 하나 더 늘어난다. 성폭력처벌법 제45조에 따르면 교정시설에 수용된 기간은 15년의 신상정보 등록기간에 포함되지 않는다. 즉, 수감된 기간만큼 그의 신상정보 등록 의무 기간은 고스란히 연장되는 셈이다.


결론적으로 A씨가 경찰에 음주운전 재판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법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진짜 싸움은 이제부터다.


음주운전 재판에서 벌금형을 받아내지 못하면, 그는 집행유예 실효와 등록기간 연장이라는 '벌의 연쇄 작용'에 휘말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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