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처 저장 못 했을 뿐인데 뺑소니라니… 한평생 무사고 운전자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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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처 저장 못 했을 뿐인데 뺑소니라니… 한평생 무사고 운전자의 눈물

2025. 10. 24 10:41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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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 의사 없었음 입증하고, 피해자 합의에 성실히 임하는 것이 핵심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평생 무사고를 자랑하던 운전자가 아파트 단지 내 가벼운 접촉사고 후, 단 한 번의 실수로 뺑소니범으로 몰릴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휴대전화에 연락처를 저장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를 받게 된 A씨의 사연이다.


익숙한 아파트 단지 안, 우회전을 하던 A씨의 차량 옆으로 자전거 한 대가 스치듯 부딪혔다. 깜짝 놀라 차에서 내린 A씨의 눈에 들어온 것은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은 듯한 어린 학생이었다.


아이를 꼼꼼히 살핀 A씨는 부모의 연락처를 건네받고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아이가 급히 자리를 뜨는 바람에, 평소 익숙지 않던 스마트폰에 번호를 채 저장하기도 전에 화면에서 숫자들이 사라져 버렸다.


A씨의 차량은 오래되어 블랙박스도 없었다. 그렇게 피해자 측과 연락할 방법을 찾지 못한 채 일주일이 흘렀고, 경찰로부터 '뺑소니' 혐의로 조사를 받으러 오라는 통보가 날아들었다.


조사 전 만난 피해 학생의 아버지는 "모든 치료가 끝나고 이야기하자"는 말만 남겼다. 평생 법 한번 어긴 적 없이 살아온 A씨는 눈앞이 캄캄한 심정이다.


뺑소니 아니라면…'도주의 고의' 없었음을 증명하라

사건의 최대 쟁점은 A씨의 행동이 법률상 '도주'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뺑소니는 사고를 내고도 피해자를 구호하지 않거나 자신의 인적사항을 알리지 않은 채 현장을 떠나는 행위를 말한다. A씨는 현장에서 피해자 상태를 확인하고 연락처까지 받았기에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다수 변호사는 A씨의 행위가 일반적인 뺑소니와는 구별될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는 "사고 직후 즉시 도주한 것이 아니라 피해자와 대화를 하고 연락처를 받아 확인 의무를 다하려 했다"며 "조사를 통해 도주차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다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도주하려는 고의'가 있었는지가 처벌을 가를 핵심이다. 모두로 법률사무소 한대섭 변호사는 "뺑소니가 성립하려면 상해 발생, 구호조치 불이행, 인적사항 미제공, 도주의 고의 등 4가지 요건이 모두 충족돼야 한다"며 "A씨의 경우 '도주의 고의'가 없었다는 점을 적극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증거 없는 싸움…CCTV 영상이 유일한 희망

문제는 A씨의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A씨의 차량에는 블랙박스가 없어 사고 직후의 상황을 영상으로 증명할 길이 막막하다. 이 경우, 수사기관은 피해자 측 진술에 더 무게를 둘 수 있다.


변호사들은 CCTV 등 간접 증거 확보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한대섭 변호사는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사고 당시 현장 CCTV 영상을 요청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며 "A씨가 차에서 내려 피해 학생과 대화하는 모습 등이 찍혔다면 뺑소니 혐의를 벗는 결정적인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만약 CCTV가 없다면, 사고 현장 주변에 주차되어 있던 다른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이라도 확보해야 한다.


법무법인 에스제이 파트너스 이동현 변호사는 "경찰 조사를 받기 전 당시 사실관계를 정리한 법률적인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제출해야 한다"며 "의견서 내용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합의는 최후의 카드, 보험 접수와 진심이 먼저다

현재 피해자 측은 "치료가 끝난 후 이야기하자"며 합의 논의를 미루고 있다. 이는 합의 가능성을 열어둔 신호로 해석될 수 있지만, 동시에 A씨의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기도 하다. 교통사고 사건에서 피해자와의 원만한 합의는 형사처벌 수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변호사들은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인 피해 보상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대섭 변호사는 "즉시 자동차보험사에 대인 사고 접수를 하라"며 "이는 피해 보상에 대한 책임 의지를 보여주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유안 조선규 변호사는 "피해자와 원만히 합의하는 점 등이 인정된다면, 기소유예나 벌금형 등 비교적 가벼운 처분으로 사건이 종결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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