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중에 입점해놓고 '시끄럽다니'…헬스장 사장님의 항변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나중에 입점해놓고 '시끄럽다니'…헬스장 사장님의 항변

2026. 02. 06 10:3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전액 방음공사' 요구한 관리단, 계약서에도 없는 의무

기존 헬스장 인수자에게 후입점한 가게가 소음 민원을 제기하며 방음 공사비 전액을 요구했다. / AI 생성 이미지

2023년부터 운영되던 헬스장을 인수해 새롭게 문을 열었지만, 1년 뒤 들어온 아래층 가게의 소음 민원 때문에 상당한 공사비를 떠안을 위기에 처했다.


계약서에도 없는 의무를 강요하며 법적 절차까지 언급한 관리단. 과연 이 헬스장 사장님은 억울함을 풀 수 있을까. 다수 변호사의 자문을 통해 상가 소음 분쟁의 해법을 찾아봤다.


먼저 온 헬스장, 나중에 온 정장가게…엇갈린 운명


사건의 시작은 한 통의 공문이었다. 최근 기존 헬스장을 인수해 운영을 시작한 A씨는 건물 관리단으로부터 “1층 임차인이 소음을 문제 삼고 있다”며 “전액 자비로 추가 방음 공사를 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관리단은 이 문제가 “1층 임차인의 재계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상당한 공사 비용과 그 기간 동안의 영업 중단은 A씨가 감당하기 힘든 부담이었다.


A씨가 억울함을 느끼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2층 헬스장은 이미 2023년부터 운영되던 곳이다. 반면, 소음을 제기한 1층 맞춤 정장 매장은 2024년 5월에야 문을 열었다. A씨가 기존 헬스장을 인수해 계약하고(2025년 2월) 새로 개업하기(4월)까지, 소음 문제나 방음 보강에 대한 언급은 어디서도 없었다. 심지어 임대차 계약서에도 소음 관련 특약은 명시되어 있지 않았다.


"후입점자에겐 '참을 의무' 있어…법적 근거 미미"


다수의 변호사는 관리단의 요구가 법적 근거가 희박하다고 입을 모았다. 핵심은 ‘후입점자의 수인의무(사회통념상 참을 수 있는 불편은 감수할 의무)’와 ‘계약 내용’이다. 1층 정장 매장은 헬스장이 이미 운영 중인 사실을 알고 입점했기에, 통상적인 헬스장 운영 소음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유한) 한별 이시완 변호사는 "판례는 후입점자가 기존 영업 형태로 인한 통상적 소음을 일정 부분 수인해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임대차계약서에 소음 관련 특약이 없고 인수 과정에서 방음 보강 요청이 전혀 없었다면, 사후적으로 전액 공사를 강제할 근거는 더욱 약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대한중앙 한병철 변호사 역시 "본 사안에서 헬스장 임차인에게 추가 방음 공사를 전액 자비로 강제할 법적 근거는 제한적입니다"라고 명확히 했다.


건물 관리규약에 ‘피해 발생 시 중재 후 배상’ 조항이 있더라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법무법인 도모 김상훈 변호사는 "건물 관리 규약상 중재 조항이 있더라도, 이는 소음이 객관적으로 위법한 수준의 손해를 발생시켰을 때 적용되는 것이므로, 단순 민원만으로 전적인 비용 부담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단순 민원만으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의미다.


'객관적 측정'이 첫걸음…내용증명으로 법적 대응


그렇다면 A씨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변호사들은 감정적 대응 대신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 대응을 주문했다. 가장 먼저 할 일은 소음이 정말 문제 될 수준인지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것이다.


더신사 법무법인 정준현 변호사는 "상대방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전문 기관을 통한 소음 측정으로 실제 수치가 법적 기준치를 초과하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절차가 우선되어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동시에 관리단의 부당한 요구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전달해야 한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지금 단계에서는 관리단의 공문에 대해 법적 근거 부재와 책임 부인 입장을 법무법인 명의의 내용증명으로 명확히 남겨두셔서 송사 등의 리스크 자체를 차단하실 필요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전문가들의 조언은 하나로 모인다. 섣불리 상대의 요구를 수용하기보다,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고 법적 근거를 들어 자신의 정당한 영업권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일방적인 압박에 굴복하기보다 법적 절차에 따라 차분히 대응하는 전략이 중요해 보인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