멱살 잡고 버스에 감금했는데, 폭행은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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멱살 잡고 버스에 감금했는데, 폭행은 무죄?

2026. 02. 06 11:05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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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감금 수단이라 흡수돼'…법조계 '과도한 폭력은 별죄' 갑론을박

시비 끝에 하차한 승객을 멱살잡이로 버스에 다시 끌고 가 감금한 기사에 대해 경찰은 감금 혐의만 인정했다. / AI 생성 이미지

버스 기사와 시비 끝에 하차한 승객이 멱살을 잡힌 채 다시 버스에 끌려가 감금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버스 기사를 감금 혐의로 검찰에 넘겼지만, 폭행 혐의에 대해선 '죄가 안 된다'며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감금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벌어진 폭행은 처벌할 수 없다는 것.


이 판단을 두고 법조계에서는 “감금의 수단을 넘어선 폭력”이라는 반론이 제기되며 논쟁이 뜨겁다.


멱살 잡혀 버스 끌려갔는데…'폭행'은 죄가 아니다?


사건은 버스 기사와 승객 A씨의 시비에서 시작됐다. 버스에서 내린 A씨를 기사가 따라와 멱살을 잡았고, 그대로 버스로 끌고 가 문을 닫고 출발해버렸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에 의해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A씨는 황당한 수사 결과를 통보받았다. 감금 혐의는 검찰에 송치됐지만, 폭행 혐의는 불송치(검찰에 사건을 보내지 않고 경찰 단계에서 종결) 결정이 내려진 것이다.


경찰이 밝힌 이유는 “감금에 수단으로 사용된 폭행은 흡수되는 관계인 점으로 볼 때, 범죄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것이었다. 폭행이 감금을 위한 과정의 일부였기 때문에, 감금죄 하나만 성립하고 폭행죄는 따로 따질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흡수'냐, '별개 범죄'냐…엇갈린 변호사들


경찰의 판단을 두고 법률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법리적으로 타당하다는 의견이 먼저 나온다. 백지은 변호사는 "법리적으로 폭행이 감금의 수단이 되는 경우에는 별개의 죄를 구성하지 않는다"며 폭행은 감금죄의 형량을 정할 때 고려될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재성 변호사 역시 "폭행이 감금죄의 수단으로 사용된 것이라면 흡수되어 감금죄만 성립하는 것이 맞다"고 봤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김경태 변호사는 "감금죄의 수단으로 사용된 폭행이라도 그 정도가 과도하거나 감금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유형력 행사를 넘어선다면 별도의 폭행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버스 기사가 먼저 따라와 멱살을 잡은 행위는 감금의 수단을 넘어선 별도의 폭행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12년간 경찰로 근무했던 최성현 변호사 역시 "감금 과정에서 발생한 모든 폭행이 감금죄에 당연히 흡수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찰의 결정이 다소 특이하다고 평가했다.


'불송치' 뒤집으려면? '이의신청'이 첫걸음


전문가들은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불복할 방법으로 '이의신청'을 제시한다. 고소인은 불송치 결정을 통지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해당 경찰서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경찰은 의무적으로 사건을 검찰에 보내야 하며, 사건을 넘겨받은 검사가 경찰의 판단을 다시 검토하게 된다.


윤형진 변호사는 "'따라와 멱살 잡은 유형력 행사'는 별도의 폭행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있다"며 "이의신청서를 통해 위와 같은 법리를 충분히 소명하고 검사에게 다시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결국 버스 기사의 멱살잡이가 감금을 위한 '수단'에 불과했는지, 아니면 그 자체로 독립적인 '폭력'이었는지를 검찰 단계에서 다시 한번 다투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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