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중알코올농도 0.227% 만취로 운전대 잡았지만… 법원은 왜 ‘음주운전 무죄’ 선고했나
혈중알코올농도 0.227% 만취로 운전대 잡았지만… 법원은 왜 ‘음주운전 무죄’ 선고했나
교통사고 예방 위한 불가피한 선택
정당행위 인정돼 무죄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술에 취한 상태로 차량을 약 10m가량 이동 주차한 남성에게 법원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해당 행위가 도로의 교통 방해를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인정하며 형법상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은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말다툼 후 도로에 멈춰선 차량
사건은 2024년 10월 18일 0시 35분경 경남 거제시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당시 A씨와 동승했던 여자친구 B씨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운전 중이었으며, 이동 과정에서 두 사람 사이에 말다툼이 일어났다.
이에 화가 난 B씨는 주도로 진입을 위한 소도로 입구에 차량을 정차시킨 후 그대로 현장을 떠났다.
해당 지점은 도로 왼쪽에 방향 유도용 고무봉이 설치된 좁은 길목으로, B씨의 차량이 멈춰 서자 다른 차량의 통행이 불가능한 상태가 됐다.
10m 이동 주차 후 음주 단속 적발
당시 뒤따르던 차량 운전자가 차량이 길을 막고 있는 것을 보고 경적을 울리며 항의하자, A씨는 교통 지장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운전석에 앉았다. A씨는 비상등을 켠 채 약 10m를 이동해 차량을 갓길에 주차한 뒤 하차했다.
그러나 뒤차 운전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음주 단속이 실시됐고,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27%의 만취 수준으로 측정됐다. 이에 검찰은 A씨를 음주운전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사고 예방 위한 합리적 선택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형법 제20조에서 규정한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건 발생 시각이 심야로 차량 통행이 많지는 않았으나, 오히려 그러한 시간적 특성 때문에 부주의한 운전자에 의한 사고 발생 위험이 컸다"며 "차량을 그대로 방치했을 경우 교통 방해와 사고 위험이 현실적이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피고인이 비상등을 켠 채 짧은 거리만 이동해 안전하게 주차한 점, 당시 심야 시간대라 주변 사람에게 대리 운전을 부탁하기 어려웠던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이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건 당시 차량을 도로에 세워두고 떠났던 B씨는 이후 현장으로 돌아와 본인이 운전했음을 시인했으며, 별도의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벌금 5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참고]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25고정26 판결문 (2025. 5. 27. 선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