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벤츠 긁고 도망갔다?” 억울한 택시기사, ‘이것’ 덕분에 누명 벗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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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벤츠 긁고 도망갔다?” 억울한 택시기사, ‘이것’ 덕분에 누명 벗었다

2025. 12. 16 10:24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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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택시기사에 무죄 선고

CCTV와 차량 흔적 감정 결과 결정적 역할

벤츠 차량을 긁고 도주했다는 혐의를 받던 택시기사가 CCTV 정밀 감정과 차량 흔적 불일치를 근거로 무죄를 확정받았다.

고가의 수입차를 긁고 조치 없이 현장을 떠났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택시기사가 과학적 증거 분석 끝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피해 차량과 피고인 차량의 접촉 흔적이 일치하지 않고, 사고 현장을 비추던 CCTV조차 충돌 여부를 명확히 가려내지 못한 것이 판단의 핵심이었다.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형사단독(판사 이탁순)은 도로교통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택시기사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8일 밝혔다(사건번호 2024고단2805).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A씨가 피해 차량을 충격해 손괴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좁은 골목길의 벤츠, 스치듯 지나간 택시... 엇갈린 주장

사건은 지난 2024년 7월 6일 오후 8시 57분경,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당시 A씨는 자신의 쏘나타 택시를 운전하여 해당 도로를 지나고 있었다. 문제의 발단은 도로변에 주차되어 있던 C씨 소유의 벤츠 승용차였다.


검찰 측 공소사실에 따르면, A씨는 택시를 운행하던 중 주차된 C씨의 벤츠 승용차 좌측 앞 휀더 부분을 택시 오른쪽 측면으로 충격했다. 검찰은 A씨가 차량을 손괴하고도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을 제공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현장을 이탈했다며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반면 피고인 A씨 측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A씨는 수사 과정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의 승용차를 충격한 사실 자체가 없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주차된 차량 옆을 지나간 것은 맞지만, 접촉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는 주장이었다. 결국 재판의 쟁점은 실제 ‘충돌’이 있었는지 여부를 입증하는 것에 모아졌다.


“흔적도, 영상도 증명 못 했다”... 과학적 분석이 가른 승패

재판부는 사고 당시 상황을 담은 증거들을 정밀 분석한 뒤 피고인 A씨의 손을 들어줬다. 혐의를 입증하기에는 객관적인 증거가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우선 차량에 남은 흔적이 결정적인 단서가 되지 못했다. 재판부는 피해 차량인 벤츠의 좌측 앞 휀더 높이와 피고인 택시의 접촉 의심 부위를 대조했다. 그 결과, 택시에서는 피해 차량의 손상 부위와 같은 높이에서 충격으로 인한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두 차량이 실제로 부딪혔다면 응당 남았어야 할 대응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것이다.


결정적으로 사고 당시 상황이 녹화된 CCTV 영상조차 혐의를 입증하지 못했다. 도로교통공단이 해당 영상을 정밀 감정했으나, 감정 결과에서도 “피고인의 택시가 피해자의 승용차를 접촉했는지에 대해 명확히 확인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나왔다.


합리적 의심 넘지 못한 공소사실... 법원의 최종 판단은 ‘무죄’

형사재판에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해야 한다.


재판부는 이러한 법리적 원칙에 따라 검찰의 입증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이탁순 판사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의 택시에서 충격 흔적을 확인하기 어렵고, 도로교통공단의 감정 결과로도 접촉 여부가 불분명하다”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피해 차량을 충격하여 손괴했다는 점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억울한 뺑소니범으로 몰릴 뻔했던 택시기사는 객관적 증거 부족을 이유로 혐의를 벗게 됐다.


[참고]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4고단2805 판결문 (2025. 11. 28.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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