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마약사범'?…관할 착각한 판매업자의 눈물
나도 모르게 '마약사범'?…관할 착각한 판매업자의 눈물
승인 없이 타지역에 마약류 판매…'실수' 입증 못하면 징역형, 변호사들 조언은?

마약류 취급자가 실수로 허가 구역을 벗어나 약품을 판매해 마약사범이 될 위기에 처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보건소 전화 한 통에 '날벼락'…실수 한 번에 '마약사범' 될라, 처벌 피할 길 있나
마약류 취급 허가를 받은 A씨는 어느 날 보건소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연락을 받았다. 관할 지역이 아닌 곳에 마약류를 판매해 법을 위반했다는 내용이었다. 지난 2년간 두 차례,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 전혀 인지하지 못한 채 벌어진 일이었다.
A씨는 “보건소 연락을 받고서야 사실을 알게 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단순한 행정 착오로 여겼던 실수가 A씨를 ‘마약사범’으로 만들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다.
"몰랐습니다" 한 마디가 운명 가른다…'고의성' 입증 전쟁
현행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제26조는 마약류취급자가 허가받은 관할 지역을 벗어나 다른 지역에 마약류를 판매하려면 반드시 관할청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한다. 이를 어길 시 판매한 약품 종류에 따라 처벌이 달라진다.
마약(코카인, 아편 등)의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향정신성의약품(졸피뎀, 프로포폴 등)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는 중범죄다.
A씨의 운명을 가를 핵심은 ‘고의성’ 여부다. 법률사무소 확신의 황성현 변호사는 “판매자와 취급자 모두 규정을 인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거래가 이뤄졌다는 점, 즉 ‘고의성 없는 과실’임을 입증하는 것이 처벌 감경의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캡틴법률사무소의 박상호 변호사 역시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한다면 무혐의를 다투어볼 수 있는 사안”이라며 고의성 입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기소유예'가 최선?…검사·경찰 출신 변호사들의 현실적 조언
변호사들은 A씨가 전과가 없고 위반 행위가 상습적이지 않다면 ‘기소유예’ 처분을 목표로 해볼 만하다고 입을 모았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나 검사가 여러 사정을 참작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으로,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다.
검사 출신인 법률사무소 민앤정의 권민정 변호사는 “마약 사건 중에서는 처벌 수위가 낮은 편이라 전과가 없다면 기소유예 처분을 노려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경찰 마약수사팀장 출신인 법률사무소 새율의 최성현 변호사도 “실무상 고의성이 없고 단순 과실인 경우, 대부분 벌금형이나 기소유예 처분으로 종결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마약 관련 법규가 워낙 엄격해 안심하긴 이르다. 경찰 출신인 법무법인 베테랑의 오승윤 변호사는 “단순히 ‘인식하지 못했다’는 사유만으로는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보건소는 수사기관에 고발할 의무가 있다”고 경고했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고의성이 없어도 형사처벌이 이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반성문부터 내부 시스템 개선까지"…선처 위한 '총력전'
결국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해서는 ‘실수’였음을 증명하고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는 태도를 보여주는 총력전이 필요하다. 변호사들은 구체적인 행동 지침을 제시했다.
검사 출신인 법무법인 LKB평산의 정다미 변호사는 “양측 다 인식하지 못한 사정을 최대한 자료화하여 제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인화 변호사는 “실수도 잘못이니 반성한다는 태도를 보이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위반 사실 인지 후 즉각적인 시정 조치 ▲거래 경위와 과실임을 입증할 내부 자료 준비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관리체계 개선 및 직원 교육 계획 수립 등을 통해 수사기관과 법원에 선처를 호소해야 한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대운의 채희상 변호사는 “대법원 판례 역시 행위자의 고의성 여부와 위반 경위를 중요하게 고려한다”며 적극적인 변론의 필요성을 뒷받침했다.
